[프라임경제] 픽업트럭(Pick-up truck)은 남자의 로망 중 하나다. 험한 길도 엄청난 파워로 거뜬하게 질주할 듯한 외관은 특유의 거친 남성미를 풀풀 풍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픽업트럭은 그동안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왜건 △해치백 등과 함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저 과저 픽업트럭의 역할은 짐 싣고 다니는 게 전부였다. 실제로 픽업트럭 구매자들 대부분은 교외에 거주하거나 많은 짐을 실어야 하는 개인사업자였다.
이처럼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던 픽업트럭이지만, 최근 경쟁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단순히 짐 싣는 차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SUV처럼 활용성이 다양해졌고, 이로 인해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저마다의 콘셉트를 내세워 여기저기서 픽업트럭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무쏘 스포츠를 시작으로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까지 국산 픽업트럭의 명맥을 유일하게 이어온 쌍용자동차도 폐활량을 키운 '더 뉴 코란드 스포츠 2.2'를 선보였다. 경쟁사의 견제를 막기 위해 쌍용차가 국내 픽업트럭시장에서 독주체제 굳히기에 나선 것.
이에 이전 모델보다 강력한 파워트레인 탑재를 통해 역동성까지 한 단계 더 진보한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를 직접 시승했다. 시승코스는 온·오프로드 구간이 골고루 포함된 경기도 가평일대 100여㎞.
◆풍부한 볼륨감·샤프한 캐릭터 라인 '남성미' 물씬
직접 마주한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는 역시 남성적이다. 길어 보이지만 5m(4990㎜)를 넘지 않는 전장을 갖췄다. 아울러 △전폭 △전고 △축거는 각각 △1910㎜ △1790㎜ △3060㎜다.
전면부는 매쉬 타입의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사다리꼴 범퍼의 조화로 풍부한 볼륨감을 연출한다. 또 A필러에서 프론트까지 이어지는 후드캐릭터 라인은 굵고 간결한 선으로 스포티한 이미지를 살아난다. 날카롭고 공격적인 헤드램프에는 블랙베젤을 적용해 포그램프와 함께 전면부에 역동적 이미지를 더한다.
측면은 뒤로 갈수록 올라가는 모습의 벨트라인을 내세워 스포티함과 날렵함을 강조했으며, 데크 라인은 일직선으로 곧게 뻗도록 디자인됨으로써 다이내믹함을 배가 시켰다.
후면부는 와이드 리어 글래스를 통해 탁 트인 후방시야를 확보해주며, 테일게이트는 가니시와 개성적인 리어콤비램프를 통해 세련된 후면을 완성했다. 또 리어범퍼 하단 양끝에는 리어 리플렉터를 적용해 안전성도 증대시켰다.
특히 대용량 리어 데크(2.04㎡)는 테일게이트 오픈 시 원활한 적재를 돕고자 플로어가 평평한 상태를 유지해 수납공간과 다용도성을 극대화했고, 힌지스프링이 적용돼 쉽게 여닫을 수 있다. 더불어 데크의 표면보호 및 외관향상을 위해 플라스틱 커버링을 적용한 것도 눈에 띈다.
이와 함께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운전자 중심으로 공간이 확보됐다. 실내는 T자 형태의 인스트루패널 구조며, 블랙톤의 센터페시아는 카본그레인으로 포인트를 더해 보다 세련됐다.
무엇보다 버튼류는 꼭 필요한 것만 간단하게 적용돼 조작 편의성을 높였으며, 고효율 LED 클러스터는 주·야간 조명을 6단계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해 시인성과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이와 함께 TGS 기어노브는 카본(Carbon) 패턴을 적용해 스포티함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했으며, 2열 시트는 등받이 각도 29도를 확보해 5인 가족도 문제없이 넉넉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확실한 시야확보…문제없는 산기슭 주행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의 가장 큰 특징은 이전모델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엔진과 미션 덕에 보다 부드럽고 강력한 동력성능을 자랑한다는 것.
유로6 기준을 만족하는 e-XDi220 엔진과 아이신(AISIN) 6단 자동변속기 조화를 통해 최고출력 178마력, 최대토크 40.8kg·m, 복합연비 11.4km/ℓ(2WD A/T)의 성능을 갖췄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이전모델 대비 각각 14.8%, 11% 향상됐다.
쌍용차의 새로운 엔진은 자사 엔진개발철학인 '일상에서 체험하는 파워드라이빙'을 구현하기 위해 LET(Low-End Torque) 콘셉트에 맞춰 개발됐다. 1400rpm의 저속구간부터 최대토크가 발휘되며, 동급 최대인 1400~2800rpm의 광대역 플랫토크 구간을 자랑한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디젤엔진을 탑재한 픽업트럭임에도 굉장히 정숙했다. 묵직한 엔진회전과 더불어 진동과 소음차단(NVH)이 돋보였으며, 동승자가 가솔린엔진이 아니냐고 우길 정도였다.
픽업트럭이기에 시트 포지션은 높게 설정돼 전방 시야확보가 확실했지만, 운전자세가 엉거주춤해질 정도로 높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먼저, 온로드에서의 주행감은 탄력적이다. 가속페달을 밟자 재빠르게 앞으로 달려나갔고, 낮은 엔진회전 영역인 1500~1800rpm 사이에서 시속 110~130km 속도를 유지할 만큼 저속주행의 맛이 일품이다.
뿐만 아니라 풍절음과 노면음은 동승자와의 대화나 음악 감상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정숙했으며,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는 신속한 변속성능과 매끄러운 주행품질을 자랑했다.
반면, 고속주행에서는 최고출력 대비 파워풀한 주행감이 떨어졌고, 풍절음도 크게 느껴졌다. 또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는 다소 깊게 밟힌다는 느낌이 들어 불안한 감이 없지 않았다.
두 번째 코스 오프로드에서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는 자신의 4륜구동 시스템의 진가를 여가 없이 발휘했다.
가파른 자갈길은 물론, 당일 새벽에 내린 비로 인해 곳곳에 생긴 웅덩이구간에서도 안정적이었다. 또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정도의 가파른 산기슭 주행도 여유롭게 거뜬히 통과할 정도로 사륜구동 시스템 성능에 있어서는 뛰어난 만족감을 안겼다.
뿐만 아니라 오프로드 주행 내내 시트에 느껴지는 충격은 크지 않았고, 고속방지턱 앞에서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했음에도 예상보다 완충효과가 뛰어났다. 이는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 전륜에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이 적용됐기 때문.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은 승차감이 좋아 주로 고급차량에 탑재되는데,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는 이를 전륜에 장착한 것이다.
무엇보다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의 차체는 모노코크가 아니라 견고한 3중 구조의 강철 프레임 구조인 만큼 차체가 묵직해 안정감을 더했고, 잔 진동이나 뒤틀림 현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