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이오닉 일렉트릭(이하 아이오닉EV)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 이은 현대차 친환경차 전용 두 번째 차량이다. 배터리와 전기모터만을 움직여 주행 중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차로, 국내 전기차 시장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아직 전기차가 국내 시장에서 효율성과 관련해 확실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출시된 아이오닉EV가 과연 소비자들에게 본인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시승코스는 여의도 서울 마리나 클럽&요트에서 강동구 암사동을 왕복하는 총 66km에 달하는 거리로, 전기차의 미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교통이 혼잡한 서울 도심에서 이뤄졌다.
◆공기역학성능 최적화 '해치백' 정제되고 깨끗한 이미지
아이오닉EV 디자인은 이전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기의 흐름을 형상화한 콘셉트'를 바탕 삼아 공기역학성능에 최적화된 해치백 스타일로, 보다 정제되고 깨끗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차체 크기의 경우 △전장 4470㎜ △전폭 1820㎜ △전고 1450㎜며,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축간거리)는 2700㎜를 확보로 동급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심플하고 모던한 이미지에 라디에이터 그릴부를 막음 처리한 전면부는 마치 컨셉트카를 연상시킨다. 또 범퍼 하단부에 공기 유입을 제어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액티브 에어플랩과 하부에 언더 커버를 적용하는 등 여러 요소를 적용하면서 공기저항계수 0.24Cd를 실현했다.

단정하고 정제된 면이 강조된 측면부의 경우 공기흐름을 따르는 실루엣이 눈에 띄며, 공기저항을 감소시키기 위해 휠 에어커튼도 적용했다.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뽐내는 C자형 리어램프가 돋보이는 후면 디자인에선 공기저항을 줄이는 리어 스포일러로 인해 둘로 나눠진 유리창이 인상적이다.
친환경 내장재를 이용해 보다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한 인테리어는 길고 슬림한 대시보드로 넓은 실내공간감을 구현했다. 다만 다소 비좁은 뒷좌석의 경우 175㎝ 정도 신장의 성인이 머리를 헤드레스트에 기대면 루프에 닿을 정도로 전고가 낮아 불편할 수도 있다.
◆완벽 수준 정숙성…회생제동시스템, 주행거리 조절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자리에 앉아 버튼식 시동키를 누르면 '웅~'하는 소리와 함께 '레디'라는 불이 들어오지만, 시동을 건지도 모를 정도로 정숙성이 뛰어나다.
가속시에도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 외에는 속도가 체감되지 않을 만큼 정숙성이 유지된다. 아울러 보행자가 차가 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위험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가상엔진사운드시스템을 적용하는 세심함도 놓치지 않았다.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아이오닉EV는 특별한 변속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현대차는 이를 이용해 기존 스틱형 변속레버가 아니라 버튼형 전자식 변속버튼 터치 방식으로 제작했다. 물론 처음엔 조작이 불편할 순 있지만, 익숙해지면 보다 주행이 편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오닉EV에 장착된 전기모터는 최대 출력 88kW(120ps), 최대토크 295Nm(30㎏f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h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도 10.2초(노멀 모드 기준)이며, 최고속도는 전기차 치고 높은 수준인 165㎞/h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28㎾h의 고용량 리튬이온폴리머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완전 충전 기준)으로 국내 전기차 중 최장거리인 180㎞까지 주행 가능하다. 급속 충전 시 24분(100㎾ 급속충전기 기준), 완속 충전 시 4시간25분 만에 충전(1회 충전 주행거리는 당사 측정치)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아이오닉EV의 주행거리를 향상시키기 위해 회생제동 시스템과 히트펌프 시스템, 운전석 개별 공조 등 고효율 전기차 시스템을 적용했다.
특히 회생제동 시스템은 좌우 패들쉬프트를 통해 회생력을 0~3단계까지 조절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다만 수동 조절이라는 점에서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릴 우려가 있다.
히트펌프 시스템은 냉방 시 기존 에어컨처럼 냉매 순환 과정에서 주위 열을 빼앗아 차가운 공기를 만드는 동시에 난방 시 냉방 냉매 순환 경로를 변경해 기체 상태 냉매가 액체로 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난방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냉매순환 과정에서 얻어지는 고효율 열과 모터, 인버터 등 파워트레인 전장부품에서 발생하는 폐열(廢熱)까지 모든 열을 사용해 난방장치 가동시 전기차 전력을 절약할 수 있다.
올림픽대로에 들어서 가속능력을 살펴보기 위해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았더니 100㎞/h까지 부드럽게 속도가 올라간다. 도로 상황에 따라 △에코 △노멀 △스포츠 세 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아이오닉EV는 스포츠 모드로 고속 주행할 경우 보다 치고 나가는 힘이 강해진다.
물론 주행감이 다소 떨어지며, 거친 제동이 단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거칠게 느껴질 만큼 전기모터 소음이 커진다.
실제 시승을 마친 아이오닉EV 연비는 7.3㎞/㎾h로, 1회 완충 시 204.4㎞를 달릴 수 있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에어컨과 주행 속도 등 일반 차량과 동일하게 주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인연비(6.3㎞/㎾h)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일반 차량과 비교해 아이오닉EV는 가속 능력이나 공간활용성과 같은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만족시킬 순 없지만 '전기차 충전'에 대한 고민을 일부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다. 과연 향후 전기차 시장이 아닌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아이오닉EV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한편, 아이오닉EV 가격(개별소비세 200만원 및 교육세 60만원 한도 감면 적용 기준)은 N트림 4000만원, Q트림 4300만원이다. 올해 진행 중인 전국 지자체별 전기차 민간 공모에서의 정부 지원금 혜택을 받을 경우 2000만~2500만원 수준으로 구매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