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농촌에서는 여름에 풀을 깎느라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이때 시간을 절약해주고 일손을 덜어주는 게 바로 예초기인데요. 아마 성묘를 가서 벌초를 하느라 보신 분도 많으실 겁니다. 칼날이 돌아가면서 오래 묵어 무성한 잡초도 시원하게 쳐낼 수 있지요. 하지만 바로 그 칼날이 돌아가는 원초적 태생이 예초기에 대한 걱정을 낳고 있는데요.
칼날이 돌아가는 소리가 작업 범위 인근 벌을 자극하거나 땅 속 말벌집을 건드려 봉변을 당하거나, 돌이 튀는 등 각종 안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데 이 예초기가 한몫을 합니다.
돌을 건드리면 돌조각이 튀어 사람이 맞거나 눈을 다칠 수도 있고, 심지어 큰 돌을 건드리면 오히려 칼날이 부러지기도 합니다. 이 경우가 정말 위험한데, 칼날이 부러져 날아가면 어느 범위에서 피해를 볼지 예측도 어렵고, 부상 정도도 예초기 사고 중에서는 가장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긴 모양의 날이 2개 돌아가는 형식 대신에 아예 크고 튼튼한 둥근 날을 사용하는 모델도 출시되고 있고, 그게 아니면 보호판 등을 사용해 파편이 튀는 것을 방어하도록 관련 제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판이 무겁고 불편하다 보니 안 끼우고 쓰는 사람이 대다수이고, 제품에 따라선 안전판이 날보다 작거나 예초기에서 쉽게 떨어지는 등으로 효용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예초기 작업자가 아닌 사람은 반경 15m 안에 들어가지 말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필요성과 편의 때문에 늘 조마조마, '모쪼록 오늘도 무사히'를 생각하면서도 예초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또 하나의 '돌아가는 칼날'이 농촌 사회에 또 하나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바로 '드론'입니다.
드론이 편하고 좋을 거라는 생각이 농업 영역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오히려 고령화로 일손 부족이 만성화된 농촌 현실상 드론을 이모저모 요긴하게 활용하고자 하는 필요성이 더 높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문제는 바로 헬리콥터와 유사한 드론의 구조입니다. 헬기의 긴 로터(헬기의 날개는 비행기의 윙과 달리 동력날개라는 특수성 때문에 용어가 따로 있습니다)가 안전사고로 추락할 경우 사람을 다치게 하는 흉물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농업진흥청 역량개발과는 지난달 말부터 드론 교육과정을 개설, 시·군 농업기술센터 농기계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작법과 수리방법·안전사용법 등을 교육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또 이달 들어서 과거엔 10㎏ 가량의 소형 드론이 '농업용 무인항공살포기 검정기준'의 인증 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이 고쳐지는 규제 개혁도 이뤄졌습니다. 이 개혁 효과로 작은 드론을 '농업기계 구입자금 지원사업'으로 쉽고 큰 경제적 부담없이 농민들이 구매할 길이 열렸죠.
하지만 이처럼 드론이 농촌의 여러 씀씀이에 빠르게 파고드는 것과 안전 사고 가능성에 대한 대책 강화가 보조를 잘 맞춰 나아가고 있는지에 자신있게 대답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비단 농업용 드론만이 아니라, 국토교통부가 드론 안전교육 및 책자를 만들어 각 지방항공청에 배포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예초기 칼날이 시원하게 돌아가는 장면을 보다 보니, 또 하나의 칼날인 드론이 농촌 안전을 헤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일지 걱정으로까지 번져 나갑니다. 늘 칼날 끝에 선 기분이 아니라, 안전하게 마음놓고 쓸 수 있게끔 농촌 편의를 증진할 기계와 운영 기법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