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 기자 기자 2016.07.14 17:02:27
[프라임경제] '포켓몬 고' 흥행에 따라 국내에서도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관련 게임주가 힘을 얻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포켓몬 고' 열풍이 AR과 VR산업의 대중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게임 개발 업체에 대한 관심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
실제로 한빛소프트(047080), 엠게임(058630), 조이시티(067000) 등은 '포켓몬 고'가 출시된 지난 6일 이후 주가가 크게 뛰었다.
'포켓몬 고'는 닌텐도의 포켓몬컴퍼니와 구글의 스타트업 벤처 출신 나이언틱(Niantic)이 공동 개발한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으로 지난 6일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3개국에서 출시됐다. 이 게임은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애플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마켓에서 다운로드, 매출순위 1위를 기록했고 호주와 뉴질랜드 앱스토어에서도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또한 '포켓몬 고'의 앱은 무료로 다운 가능하나 몬스터볼, 알 부화기 등 아이템을 유로로 판매해 지난 11일 기준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하루 매출 16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이 흥행에 성공하며 일본 증시에서 닌텐도 주가도 치솟았다. 닌텐도 주가는 지난 8일 8.9% 오른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24.5%, 12일 12.7% 상승해 3일 만에 52.9% 급등했다.
이에 따라 VR 게임을 준비 중인 국내 게임업체들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빛소프트, 엠게임, 드래곤플라이(030350), 조이시티 등은 '포켓몬 고'가 출시된 6일 대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한빛소프트는 지난 6일 4930원에서 14일(종가기준) 주가가 7850원까지 올라 59.2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빛소프트는 '헬게이트'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플레이스테이션용 VR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린세스메이커 VR'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엠게임도 같은 기간 주가가 4920원에서 6430원까지 30.69% 올랐다. '스페셜포스'와 레이싱게임 2종을 개발 중인 드래곤플라이도 같은 기간 25.41% 뛰었고 '건쉽배틀 2 VR'을 준비중인 조이시티는 8.93% 상승했다.
전문가들도 '포켓몬 고'의 인기가 게임산업에 긍정적인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켓몬 고의 흥행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게임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고 실제 매출로 이어져 게임 산업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주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한국 게임 업체 중 AR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게임을 단기간 내 출시할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AR과 VR이 게임 구현과 개발 측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VR게임 개발을 준비하는 업체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 관련 국내업체들의 경우 미래 시장에 대비하는 수준으로 해외 업체들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지는 만큼 시장을 보수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창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포켓몬 고 열풍과 VR게임은 게임의 형식과 내용이 상이하다"며 "VR게임은 어지러움증 해소를 위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변화가 2017년 이후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확대도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VR게임의 어지러움을 얼마만큼 개선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VR게임 시장과 관련주들의 본격적인 성장시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라며 "현재 VR 관련주의 주가 움직임은 일단 보수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