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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덕의 특종 미래일기] 영화 속 터미네이터 개발 "약간의 시간이 답"

하드웨어 '완성' 인공지능 '데이터 수집해 오차 줄여야'

임재덕 기자 기자  2016.07.13 17: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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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 2030년 어느 날. 직장인 A씨는 퇴근 후 근처 '로봇 마켓'에 들렀다.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 업그레이드 데이터팩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데이터팩에는 실생활에 필요한 기능 한 가지가 담겼다.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A씨는 지금까지 청소, 설거지, 분리수거, 요리 등 네 가지 기능을 학습시켰다. A씨는 점점 늘어나는 여가시간에 삶이 즐겁다.

IT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는 '1인 1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든 듯합니다. 이는 약 1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죠. 하지만 앞으로 10~20년 후에는 1인 1로봇이 생활화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준호 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소장은 "로봇 몸체를 하드웨어 인공지능(AI)을 소프트웨어로 봤을 때 하드웨어는 이미 준비가 끝났다"며 "다만 소프트웨어가 아직 적용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냈는데요.

결국 소프트웨어인 AI는 지금까지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돌발상황을 예측, 행동해야 하는데 그 데이터의 수가 적어 하드웨어에 적용하지 못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로봇의 뇌에 해당하는 AI의 발전 속도는 어떨까요?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지난 3월 벌어진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입니다.

당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알파고가 승리를 거둔 뒤 한국사회는 AI 공포에 빠졌습니다. 국내 언론은 하루가 멀다 하고 'AI의 발전으로 인간이 로봇의 지배를 받을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기 바빴을 정도니까요. 이에 외신들도 '한국이 AI 공포에 휩싸였다'는 제목을 뽑고 관련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박병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 센터장은 이과 관련해 "AI는 축적된 데이터로 발전하는, 즉 실수를 줄여나가는 기술이다. 과거 바둑보다 경우의 수가 적다고 알려진 장기, 체스가 정복된 것처럼 바둑도 언젠가는 정복될 분야였다"고 짚었습니다.

또 "구글은 세계1위 포털을 보유하고 있어 AI 부분에서 경쟁사에 비해 강점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죠. 그러면서도 "인간을 지배할 정도의 AI는 수백년이 지나도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려면 감정도 느껴야 하기 때문"이라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걱정하지 말라는 뜻을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과 소통하며 일상을 편하게 해줄 진정한 의미의 로봇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이에 박 센터장은 "100년이 될 수도 있고 200년이 될 수도 있다. 이 세상에는 돌발상황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습니다.

다만 "한 분야에 특화된 로봇은 가능하다. 로봇청소기도 보는 시점에 따라 다르지만 인공지능 로봇이다. 지금이라도 이 AI를 휴머노이드 로봇에 넣으면 영화에서 보던 '가정부 로봇'이 되는 것"이라고 실낱같은 희망을 내비쳤는데요.

박 센터장은 영화 속 로봇 등장을 최소 100년이라고 예측했지만 필자는 조금 긍정적으로 보고 싶습니다. 지금 알파고도 약 10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이었으니까요.

또 현재는 전 세계가 인터넷이라는 하나의 망으로 연결됐기 때문에 이전 10년보다 이후 10년이 데이터 수집에 있어서는 더 빠를 것으로 보는 거죠.

10년 뒤 영화 속 전투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터미네이터는 아닐지라도 가정에서라도 거침없이 활약하는 가사종결 터미네이터의 출현을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