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오늘은 완전 허탕이었어. 분명 부동산 앱에서 봤을 때는 싸고 깔끔한 방이 많길래 금방 구할 줄 알았단 말이야.
그런데 공인중개사들이 한결같이 "그 방은 방금 나갔다"고 하더군. 그러면서 보여준 방들은 하나같이 다 비싸거나 좁거나 그랬어.
간혹 앱에서 본 방이 아직 있다며 보여준 방은 사진과 전혀 다르더라. 집에서 돌아와 검색해보니 앱으로 방을 구하는 일은 첫 자취생들이 가장 많이 겪는 실수 중 하나래.
방 구하기 쉽다는 수많은 부동산 앱 광고에 현혹당해 찾아가지만 '허위 매물'이 대다수라는 거지.
심지어 한국소비자원에서 지난 4월28일부터 5월10일까지 직방·다방·방콜에 등록된 서울 지역 매물 100개를 조사했더니, 59개가 앱에 등록된 정보와 실제 매물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지.
나도 진작 이런 정보들을 미리 보고 갔어야 했는데, 무조건 그 앱들만을 신뢰했지 뭐야.

결국 자취를 오래한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어. 잔소리 같은 조언을 종합하자면 우선 내가 낼 수 있는 월세 수준부터 생각해야 해. 전세면 더욱 좋겠지만, 서울 집값 만만치 않은 것 다들 알고 있지?
보통 부동산이나 앱에 적힌 월세는 관리비와 공과금은 제외한 수치야. 즉, 월세 35만원짜리 방에 들어가면 딱 한 달에 35만원만 내는 게 아니란 소리야. 보통 30만~45만원 규모의 원룸은 전기세와 가스비를 제외한 관리비 따로 요구하지. 관리비가 7만원이라 치면 총 42만원을 원룸 주인에게 주면 돼.
이렇게 모든 계산이 끝난 뒤 부동산에 찾아가서 보증금은 얼마고 관리비는 어느 선까지 낼 수 있다고 정확히 요구해야 해. 그러면 중개사는 그 가격에 맞춰서 매물로 나온 방 몇 곳을 소개해주지.
방을 중계사와 둘러볼 때 중요한 점은 메모야. 월세는 관리비 포함해서 얼마인지, 관리비에 전기세와 가스비가 포함되는지,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까지의 거리, 채광·수압은 어떤지, 가구는 낡았는지, 장판과 벽지 도배 필요한지 등 따질 게 정말 많아서 일일이 적어두지 않으면 기억하기 어려워.
그리고 공인중개사와 방을 둘러봤다고 해서 마음이 약해져 꼭 그 중개사와 계약할 필요는 없어. 반드시 여러 부동산을 돌아다니면서 '발품'을 팔아야 해. 전체적인 매물은 모두 비슷하지만, 부동산마다 독점 계약하고 있는 건물이 있거든.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싸고 위치가 좋은 방을 구하려면는 부동산마다 돌아다니며 체크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친구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내게 얘기했어.
친구는 일주일 동안 매일 다른 부동산을 돌아다니면서 방을 구했다고 했는데, 그에 비하면 나는 거저먹기로 방을 얻으려 했던 것인 셈이지.
내일부터는 나도 부동산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알아보려고. 앱은 참고용일뿐, 절대 현혹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