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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업계 삼총사, 중국 문 열 공통 마스터키 '제품력'

아시아권·품질·안전성 내세워…10년 새 60배 성장

하영인 기자 기자  2016.07.13 11: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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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초혼 연령 증가, 저출산 문제 등 우리나라 분유시장이 성장성 한계에 직면함에 따라 분유업계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해외시장을 타깃 삼았다.

그중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중화권 분유시장에서의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각사는 저마다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내 분유시장 규모가 4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23조원의 분유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국이 자국 제품보다 외국산 분유를 선호한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지난 2004년 '가짜 분유' 사건을 비롯해 2008년 '멜라민 분유', 2010년 '성조숙증 분유' 등 수차례 진통을 겪은 후 수입분유에서 안전성을 찾는 것이다. 

◆中 수입분유시장서 한국 점유율 3.5~5%… 규제 강화 걸림돌

무역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매해 성장하는 중국 내 외국산 분유 비중은 40% 정도로 이 중 우리나라 제품이 3.5~5%를 차지한다.

전 세계 100여개국의 1500개 브랜드에 맞서 중국 내 점유율을 늘리고자 고군분투 중인 국내 분유업체들의 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9397만달러(약 1079억원)로 집계됐다. 

현재 국내 분유시장 규모의 4분의 1수준이지만, 10년 전과 비교하면 수출액이 60배가량 신장한 만큼 더 큰 기대감이 번진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실적과 별개로 분유업계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달 26일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이 오는 10월부터 국내외 분유업체 브랜드와 제품 수를 각각 3개, 9개로 제한하고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분유수출에 빨간불이 켜진 것.

이에 따라 현재 대부분 주력상품과 PB상품 등 7~8개 브랜드 제품을 중국에 수출 중인 한국업체를 포함, 해외제품의 수출 장벽이 보이는 만큼 어느 정도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중론이 나온다.

분유업계는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주력상품을 내세워 기존 목표 달성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 중이다. 

◆한중 규정 따른 마케팅 차이… 첫 번째 승부수  

이에 굴하지 않고 제품력과 판매매장 확대 등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는 분유업계 3사 △매일유업 △남양유업 △롯데푸드(파스퇴르)의 경쟁력을 짚어봤다.

지난 2007년 '매일 금전명작' 분유로 중국시장에 발을 디딘 매일유업은 작년 중국에 3800만달러(약 469억원)의 수출액을 기록, 국내업체 중 1위에 올랐다. 

매일유업은 성장요인으로 '우수한 제품 효능에 대한 구전 효과'와 '제품 안전성 홍보를 통한 신뢰 강화'를 꼽았다. 아시아인 모유에 가깝게 설계한 제품으로 소화흡수율이 뛰어나다는 점과 한국의 엄격한 생산 공정을 거친 안전한 제품임을 부각시킨 것. 

아울러 매일유업은 지난해 중국 1위 유아식업체인 비잉메이트(Beingmate)와 특수분유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조인트 벤처 설립 협약(JVA)을 맺고, 아시아권 의료·학계와 협력해 아시아지역 모유 연구를 위한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를 출범시켰다.

향후 이를 통해 연구·개발(R&D)과 안심생산인증을 받은 아시아권 맞춤형 영양 분유를 설계할 방침이다.

매일유업은 중국시장의 온라인 채널 개척에도 주력하고 있다. 현재 중국어판 온라인 쇼핑몰에서 금전명작 등 중국 수출용 분유 제품을 판매 중이다.

국내 면세점의 경우 신라면세점 3곳과 갤러리아면세점 1곳에 입점했으며 올해 SM면세점을 시작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008년 중국시장에 진출한 남양유업은 지난해 기준 3500만달러(약 410억원)를 수출하며 전년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1년 12월 중국 항주한양무역공사와 150만캔 수출 양해각서(MOU) 체결 후 현지에 영업사원을 파견, 34개 도시를 핵심 타깃 삼아 올해 말까지 판로 개척을 마친다는 구상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중국 마케팅에 대해 "중국 유통업체 분유 입점은 '콴시(關係·관계)'를 중시하는 특성상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입점·판촉비 등 큰 비용이 발생한다"며 "곧 한국산 분유의 제품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산 분유의 품질안전, 아시아권 유사성 강조, 온라인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부연이다. 

이어 "중국에서 한 자녀 정책이 완화되고 농촌이 도시화됨에 따라 구매력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남양유업은 중국 우수 경소상을 확보, 분유 품질 우수성을 바탕으로 중국시장 진출에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콘셉트는 두 번째 전략…질 앞선 한국산 제품 강조

남양유업은 중국 내 지사 설립을 검토하는 한편 중국 유아잡지, 전광판 등을 이용한 광고 활동은 물론 제품 전시·박람회와 함께 중국어 홈페이지를 개설할 예정이다. 

매일유업과 같은 해 중국시장에 진출한 파스퇴르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38%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총 3411만달러(약 400억원)를 수출한 파스퇴르는 기존 프리미엄 제품 그랑노블, 위드맘(혜지마미) 등을 중국에서 선보이고 있다. 

특히 파스퇴르 제품은 국내 처음으로 중국HACCP(식품안전관리인증), 중국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인증을 동시 획득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특허받은 멀티생(生)유산균, 식물성 DHA를 함유해 '동양아기에 맞는 설계'와 아기 장 건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황금변 분유'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파스퇴르는 현재 1만곳이 넘는 중국 내 판매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는 2018년 중국 전역을 포괄하는 브랜드로 성장, 중국 전체 분유 시장점유율(M/S) 5%가 목표다.

대부분 한국에서 판매하는 조제분유와 중국 수출용 간 성분이나 함량 등 큰 차이는 없지만, 각국 규정에 따라 마케팅이 달라지기도 한다. 

파스퇴르 관계자는 "중국 제품에는 한국 제품과 달리 OPO(모유유래지방산) 성분을 표시해 소화흡수에 도움을 준다는 문구를 삽입했다"며 "둘 모두 동일 성분을 함유했지만, 중국은 투입만하면 표기 가능하고 국내는 혼합식용유 중 OPO가 40%를 넘어야만 홍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여기 더해 "파스퇴르 분유는 무엇보다 生유산균, 식물성 DHA, DHA와 아리키돈산 비율이 핵심"이라며 "패키지 곳곳 한글과 'MADE IN KOREA'를 표기해 한국산 제품임을 강조한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