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권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기자 2016.07.13 09:29:15
[프라임경제] 현재 LCD와 OLED 모두 대한민국이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일본·대만의 추격이 만만찮다. 특히 중국은 기술과 시장규모 양면에서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09년부터 정부주도 대규모 정책을 앞세워 디스플레이 산업을 적극 육성해왔다. 2014년 발표한 '신형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계획'에 따르면 올해까지 △LCD 세계시장 점유율 20% 이상 △면적기준 출하 세계 2위 △장비 40%와 부품소재 80% 자급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특히 이 계획에는 LCD뿐만 아니라 55인치 AMOLED 패널과 함께 5.5세대 이상 AMOLED 장비와 부품소재 등 후방산업까지 확장했기에 주목된다. LCD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독보적 기술을 자랑하는 OLED도 적극 개발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제조 2025' 전략에서 확실시됐다. 100인치급 AMOLED 및 플렉시블 개발목표를 제시함으로써 대형 LCD를 넘어 대형 OLED로의 전환까지 고려해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중국 최대 패널 제조사 BOE는 6세대 OLED 및 플렉시블 라인 건설을 위해 220억위안(4조100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 3월에는 2기 라인 걸설에 245억위안(4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중국 2위 패널 제조사 CSOT와 티안마(Tianma)는 LCD 투자계획을 OLED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성장이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 소비국이기 때문.
이에 중국 정부는 △정부 지정 가전제품 농민 구입 시 13% 보조금을 지급하는 '가전하향 정책' △5대 가전제품에 대해 노후제품을 신제품으로 교환할 경우 가격 10%를 지원하는 '이구환신 정책' 등을 시행해 내수부양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정부 주도로 OLED 전문기업 설립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지난해 1월 소니와 파나소닉, JDI가 통합된 JOLED를 설립했고 2018년 중소형 OLED 양산을 목표 삼아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대만은 기술력 있는 일본 기업을 인수하면서 우리를 뒤쫓고 있다. 홍하이그룹은 샤프의 3세대 텐리 라인에서 중소형 OLED를 개발한 후 8세대 카메야마 공장에서 대형 OLED를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이들의 추격에 정부지원으로 다양한 OLED 산업 육성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 시행된 방안으로는 △경쟁국 대비 불리한 투자환경 개선 위해 장비 할당관세 제거 △원천기술 연구개발 투자 세액공제 시행 △기업 주요 투자사업별 '정부합동지원반' 운영 등이 있다.
이와 함께 대면적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AMOLED TV용 소재 및 공정기술 개발에 254억원을 지원하는 동시에 디스플레이 장비부품 전문인력 양성에 5년간 56억원을 투입함으로써 연 30여명의 석사학위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정부와 기업이 공동 투자해 미래디스플레이 핵심기술개발사업단(KDRC)을 설립, 학계 및 연구계에 5년간 총 280억원을 지원함으로써 OLED를 비롯한 디스플레이 원천기술 확보 및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 디스플레이 개발전략 뒷받침 위한 기술개발 국가 로드맵 작업도 병행한다.
주병권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