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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케팅 승승장구 현대카드, 올해는 악전고투

영세상인 충돌한 '바이닐&플라스틱'에 잊힌 '채널 현대카드'

김수경 기자 기자  2016.07.12 16: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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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존 카드사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문화마케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린 현대카드가 올해는 잡음을 내며 곤혹을 겪고 있다.

다양한 컬처 프로젝트를 통해 '현대카드다운'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현대카드의 '바이닐&플라스틱'이 중소 상인의 거센 반대에 부딪힌 것.

더욱이 야심 차게 준비한 '채널 현대카드'마저 부진한 영상 업데이트 탓에 고객 발길이 끊어지고 있다.

현재 현대카드의 젊고 세련된 이미지는 수년 전부터 정태영 부회장이 공을 들인 문화마케팅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5년 '마리아 샤라포바·비너스 윌리엄스 슈퍼매치' 주관을 시작으로 2007년부터 진행한 슈퍼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은 수만명의 고객이 열광하는 하나의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또 디자인·여행·음악 라이브러리를 설립해 신인 아티스트에게 기회를 제공하며 업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올해부터 실행한 LP판매점 '바이닐&플라스틱(Vinyl & Plastic)'과 고객과 소통하겠다며 오픈한 '채널 현대카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달 현대카드가 공개한 바이닐&플라스틱은 당시 주말에만 일일 2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몰리며 이태원의 새 명소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전국 LP 판매 상인들이 '골목상권 침략'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나서 바이닐&플라스틱 매장에 모이며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상인들은 "개인이 운영하는 영세 LP매장이 거대 대기업과 경쟁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판매점에서는 '현대카드 사절'이라는 문구를 붙이기도 했다. 이에 현대카드는 'LP 음악에 대한 새로운 체험'이라는 이 공간의 설립 취지를 설명하며 이달부터 중고 LP 판매를 중단하고 할인 혜택을 축소했다. 현재 현대카드와 LP판매상들은 절충안 협의에 들어간 상태다.

김지윤 전국음반소매상연합회 회장은 "지금 현대카드와 서로 협의에 들어갔으며 집회는 잠정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대카드 관계자 역시 "좋은 취지로 바이닐&플라스틱을 준비한 만큼 차질 없이 상생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댔다"고 응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에 연 '채널 현대카드'는 고객 발길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현대카드만의 철학과 관점을 영상에 담아 소통하겠다며 출발한 이 미디어 홈페이지는 오픈 초기에만 해도 한 동영상 당 수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매주 영상을 업데이트하겠다던 초반 약속과 달리 영상 업데이트가 계속 지연되면서 고객 관심이 현저히 감소한 상태다. 

일례로 전문가와 책을 골라 이야기를 나누는 '북 토크'와 각 분야 거장들에게 영감의 원천을 듣는 '인스피레이션 토크'는 4월까지는 매주 업데이트됐으나, 5월 이후 한 달에 한 번꼴로 올라왔다. 이 둘은 각각 5월31일, 6월2일 이후 업데이트가 중단됐다. 다른 카테고리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재생수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북 토크의 초기 영상은 최고 1만8000명의 고객이 봤지만, 가장 최근 영상의 재생수는 700여건에 머무른 상태다.


또 대표 SNS인 트위터에 '채널 현대카드'를 검색하면 5월까지만 해도 많은 이들이 의견을 주고받았으나 12일 기준 채널 현대카드 관련 글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한 현대카드 고객은 "초반에 유명 연예인이 채널 현대카드에 대거 등장해 관심 있게 지켜봤지만, 이후 영상이 잘 올라오지 않아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문화 마케팅의 강자 현대카드가 올해 진행한 문화 마케팅이 줄줄이 난항을 겪고 있다"며 "하루 빨리 해결책을 강구해 명성을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