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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반려동물 '상품'인가 '생명'인가

백유진 기자 기자  2016.07.08 17: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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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주말 비가 온 뒤 날이 화창하게 개어 오랜만에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있는 사람들 사이로 반려동물의 모습이 많이 보였는데요.

반려동물 시장은 2012년 9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8000억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오는 2020년에는 5조8000억원에 달하는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특히 '펫팸족(Pet Family)'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며 아낌없이 투자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죠. 이에 여러 기업들은 반려동물 전용 미용제품이나 웰빙 식품 등 반려동물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들을 속속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반려동물시장의 성장이 주목받고 있는 때,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안겨주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최근 한 TV프로그램을 통해 집중 조명된 '강아지 번식 공장' 논란인데요.

지난 5월 방송된 SBS동물농장의 '강아지 공장의 불편한 진실'에서는 비위생적인 시설에서 강제로 임신과 출산을 반복, 무면허 절개 수술까지 당해야 했던 개들의 비극적인 이야기가 소개됐습니다.

하나의 생명을 단순한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번식업자의 모습은 전 국민의 비난을 샀습니다. 동물단체를 중심으로 동물보호법 개정 서명 운동을 진행하는 등 개선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죠.

이에 정부는 전국 강아지 공장 실태조사에 나서는 등 반려동물 복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요. 최근에는 이와 상반된 의견을 내놔 일부 동물보호단체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정부는 반려동물산업을 신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생산부터 사후관리 전 과정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강아지 번식 공장과 같은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생산업 기준을 별도로 마련하고 경매업, 온라인 판매등록제 등을 시행하겠다는 것인데요.

정부의 이러한 사업은 반려동물 보유 가구의 증가 등으로 반려동물 시장이 그만큼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볼 수도 있죠.

그러나 일각에서는 반려동물을 단순한 상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이 일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산업문제는 상품이 아닌 '생명'의 영역인 만큼, 제도화를 위해서는 신산업적 측면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복지에 대한 배려가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죠. 

반려동물 관련 제도화도 필요하지만 생명의 존엄성부터 따진 뒤 이뤄지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