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유럽을 비롯한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프랑스에 쏠렸습니다. 바로 지난달 10일에 시작된 유로 2016 때문인데요. 현재 유로 2016은 포르투갈이 결승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입니다.
이번 유로 2016에서 가장 큰 이변은 '아이슬란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유럽축구의 변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아이슬란드는 본선에 '처녀 출전'해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8강에 안착하는 이변을 연출한 것이죠.
아이슬란드는 개최국 프랑스에 패해 4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세계인들에게 이번 유로 2016에서 가장 큰 이변을 일으킨 나라로 각인시켰습니다.
아이슬란드는 국토의 크기가 한반도의 절반 정도이며 인구는 약 33만명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24개팀 가운데 가장 작은 나라입니다.

국토의 80%가 화산과 빙하 등 척박하고 겨울이 길어 1년에 실외에서 축구할 수 있는 기간은 4개월 정도가 고작이라고 합니다. 이 같은 환경 탓에 정식 프로리그 대신 세미프로 리그가 운영되고 있고, 프로 축구선수가 120여명에 불과하죠.
반면 잉글랜드는 축구 변방국인 아이슬란드에 역전패당하며 축구 종주국의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투표결과가 나온 지 나흘 만의 일이었는데요.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은 영국축구의 브렉시트라며 비웃기도 했습니다.
실제 영국의 축구와 브렉시트는 똑 닮아 있는데요. 브렉시트의 핵심은 '이민 억제, 주권 회복'인데 공교롭게도 유로 2016에 나선 잉글랜드 대표팀 23명은 모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로만 구성됐기 때문이죠.
다른 유럽국가에서 온 이민자 출신 선수들을 받아들인 타 국가대표팀과 확연히 구별되는 모양새입니다.
독일의 미드필더 메주트 외질은 터키 이민 3세이고, 수비수 제롬 보아텡은 가나 출신 아버지에게서 태어났죠. 무적함대 스페인을 격침시키고 8강에 진출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 역시 브라질에서 귀화한 에데르를 받아들였죠.
이러한 잉글랜드의 민족주의는 이번 유로 2016의 충격적인 패배와 더불어 유럽연합 탈퇴로까지 이어졌습니다. EU 회원국은 물론이고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와 대다수 경제기관, 연구자들이 한목소리로 EU 잔류가 영국에 이득이라고 증언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파운드화와 유로화 가치는 하락했고, 달러와 엔화의 가치는 상승 중이죠.
세계 주식시장도 흔들렸습니다. 브렉시트 투표가 끝난 지난달 24일, 전 세계 2440조 이상의 주식이 증발하면서 그 영향력을 과시했죠.
영국은 EU 탈퇴라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하면서 EU의 통합정신에 커다란 상처를 내고 말았습니다. 열망하던 EU 독립을 이뤘지만, 홀로선 영국의 성공적인 안착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영국이 과열된 민족주의는 통합이 아닌 분열을 만든다는 점을 인식하고, 축구에서와 같은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길 바랄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