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중공업(010140) 노동자협의회(이하 노협)가 사측의 구조조정에 반발해 조선'빅3' 중 처음으로 전체파업을 예고했다. 이에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나머지 현대중공업(009540)과 대우조선해양(042660) 노조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달 15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3사는 각각 구조조정에 대한 자력구제안을 정부와 채권단에 제출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 자구안은 올해 1500명을 희망퇴직 조치하고, 오는 2018년까지 전체 인력의 최대 40%를 줄여 1조5000억원의 추가 유동성을 마련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다.
이에 반발해 삼성중공업 노협은 지난달 29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마련, 91% 이상의 지지율로 파업을 결의했다. 당시 노협은 사측과 협상을 먼저 진행한 후 실제 파업 여부와 돌입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알렸다.
따라서 파업 결의가 실제로 이뤄지기보다는 사측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겠다는 노협의 압박 카드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결국 이번 전체파업 결정은 사측이 자구안을 철회 또는 수정하거나 노조와 대화를 나누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은 데 따른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5일 오전 10시부터 노협 임시대의원 회의를 개최하고 투쟁 방향을 결정해 오는 7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파업에 돌입하면 모든 조합원들은 일을 멈추고 노동자협의회 민주광장에 모여 집회를 열게 된다.
이에 앞서 조합원들은 지난 5일 출근길에 회사 K안벽에서 조합원 집회를 벌이는 등 다양한 준법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노협은 6일에도 마찬가지로 6안벽에서 출근길 집회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안벽은 선박이 실제로 건조되는 도크로 이어지는 길이기 때문에 그곳을 막고 집회를 벌여 노동자들이 도크로 들어가 작업을 준비하는 시간을 지연시키는 식으로 조업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현재 해양플랜트 건조가 한창이라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지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협과 대화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중공업 노협은 지난해에도 대형3사 중 연봉협상을 가장 먼저 마무리하는 등 사측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올해 첫 파업의 주인공이 될 확률이 커졌다. 이런 만큼 삼성중공업의 파업이 다른 회사의 연쇄파업으로 이어질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이미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통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로, 현대자동차 노조와 23년 만의 동시파업이 벌어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7일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세부계획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노동위원회에서 파업안을 반려당한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파업권 확보를 위한 임단협 쟁의행위 찬반 재투표를 실시 중이다. 때문에 이르면 다음 주 내에 조선 빅3 노조가 모두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조선사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와 채권단은 노조 파업 시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라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조선업종을 특별고용지정업종으로 선정하고 1차 업체 지원대상(조선업체·협력업체 포함 최소 7800여개 업체)을 발표하면서 노사 갈등 중인 대형3사는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