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상파 방송사, 가전사, 유료방송사, 시민단체 등 각계 입장 충돌로 진통을 겪어 온 '지상파 UHD 콘텐츠 암호화'가 적용된 방송표준이 도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KBS·MBC·SBS·EBS 등 방송사와,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해 학계, 연구기관이 참여한 지상파 UHD 방송표준방식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4일 공청회를 열고 지상파 UHD 방송표준방식(이하 UHD표준)을 공개, 각 계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발표된 지상파 UHD콘텐츠 방송 표준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라는 민간단체에서 지난 6월28일 표준으로 채택한 것으로, 유료방송사업자 반대로 이 기술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협의회는 출범 이후 UHD표준으로 유럽식 표준(DVB-T2)과 미국식 표준(ATSC 3.0) 두 가지를 후보로 놓고 종합 검토를 통해 적합성을 따졌다고 밝혔다.
유럽식 표준은 지난 2014년 10월 TTA가 표준으로 지정했던 것이고, 미국식 표준은 이번에 새로 TTA가 표준으로 지정한 것이다.
TTA가 이번에 채택한 미국식 표준의 특이한 점은 'UHD 콘텐츠 암호화'가 포함됐다는 것. 미국 기술표준 단체에서는 ATSC3.0에 콘텐츠 보호 기술을 적용할 것인지 아직 논의 중이다.
아직 외국에도 없는 콘텐츠 암호화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에서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을 거란 지적에 대해 협의회 측은 "국내 가전사는 UHD TV를 미국, 유럽 등 전세계 시장에 판매하므로 국내에서 채택하는 방송표준방식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글로벌 외산 장비가 갖춰져 있는 유럽식 표준보다는 새로운 UHD표준을 적용하면 국내 업체가 선제적으로 글로벌 장비시장을 확보할 가능성 있다"고 내다봤다.
그간 삼성전자나 LG전자에서는 UHD TV 단가 상승을 우려하며 UHD표준에 암호화를 적용하는 데 난색을 표해왔으나 이날 공청회에선 "관련 기관들과의 협의로 도입시키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전병환 삼성전자 담당 상무는 "제작사 입장에서 보면, 미국식 표준이 상용화 시점인 내년 2월까지 매우 촉박하게 정해졌다"면서도 "기관들과의 협의로 도입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진필 LG전자 연구위원은 "이번에 표준화 완료 된 UHD표준에는 국내 업체, 방송사, 연구 단체 등 모두가 참여했으니까 우리 기술"이라며 "좋은 서비스를 론칭하기 위한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 좋은 서비스에 대해 장비상 문제가 없도록 안정화 시키는 것이 우리할 일"이라고 말을 보탰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는 시청자 측면의 검토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지나치게 산업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한 것 아닌가"라며 "기술적 경제적. 방송서비스 측면에서만 검토한 것 같다. UHD방송을 보는 주체는 다름 아닌 시청자인데 그 부분에 대한 검토는 너무 약한 것 아닌가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2014년엔 유럽식을 채택했던 TTA에서 불과 몇 년만에 새로 표준을 정하고 있다. 왜 처음부터 고민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며 "당장 미국식 표준을 채택했을 때 안테나를 설치하는 등 시청자 불편이 발생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대안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