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경차시장의 양대산맥 기아자동차 모닝과 한국GM 스파크의 과열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모닝이 일찍이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지만 지난해 7월 6년 만에 스파크의 풀 제인지 모델인 '더 넥스트 스파크'가 출시되면서 경차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더 넥스트 스파크는 출시 한 달만에 경차시장 1위를 탈환했다. 무려 7년8개월 만이다. 곧바로 기아차가 모닝 스포츠를 선보인 가운데 두 모델은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 상반기 실적에서는 스파크가 웃었다. 모닝은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17.9% 감소한 3만5005대가 팔린 반면, 스파크는 전년 동기대비 56.9% 증가한 4만776대가 판매됐다. 모닝이 신차효과를 등에 업은 스파크에 뒤지는 모습이다.
이런 흐름 덕분에 경차시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시끌벅적하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아차와 한국GM이 더 자극적인 프로모션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기 때문.
기아차와 한국GM은 차량가격을 100만원 정도 깎아주는 파격 프로모션은 물론, 에어컨과 냉장고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선물공세를 퍼부으며 경쟁을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더욱이 한국GM은 국내 경차시장 지존자리를 굳히기 위해 지난달 2017년형 더 넥스트 스파크를 출시하면서 동시에 현금할인 또는 초저리 할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을 시작했다.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자마자 할인을 적용한 사례는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일부에서는 지나친 출혈경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000만원대 경차의 마진율이 크지 않은 데다 전체 시장규모도 커지지 않는 사황에서 자칫 치킨게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중형세단이나 다른 세그먼트의 경우 차종이 다양해 품질이나 디자인으로 승부를 볼 수 있지만, 경차의 경우 모델이 두 개밖에 없다 보니 사은품 경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실 모닝과 스파크는 이익이 많이 나는 모델은 아니지만 각각의 브랜드에서 상징성을 띠는 모델이어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향후에도 출혈경쟁을 펼치는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차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여전히 엔트리모델(입문차량) 중 하나로 기능하고 있으며, 향후 제품을 구매할 때 같은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마케팅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미래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또 "다만, 모닝은 기아차 전체 내수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대에 불과하지만 스파크의 경우 한국GM 내수 전체판매에서 40% 수준을 차지할 정도의 주력차종인 만큼 스파크에서 수익을 남기지 못하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GM 내부에서도 스파크와 모닝의 과열경쟁 장기화로 인해 고민이 깊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한국GM이 경영목표로 제시한 10% 시장점유율 달성과 흑자전환도 이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 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GM으로서는 임팔라는 미국에서 수입해오는 모델이며, 신형 말리부 역시 2.0 터보 모델의 경우 엔진을 미국에서 들여와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경차는 사실 가격에 따라 승부가 좌우되는 가격민감도가 높은 시장"이라며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보여지는 부분과 수익성 사이에서 중심 추를 어느 정도로 맞추는 게 최상의 선택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국GM의 이 같은 파격 프로모션에 기아차 역시 올 연말 모닝의 풀 체인지 모델을 출격, 경차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