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시아스식품업체에 근무하는 최낙언씨가 '세라리니 실험은 과연 GMO 위험성을 증명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슬로우뉴스에 2015년 10월13일자 기사로 실었다. 최씨는 세라리니 연구 논문에 대해 다섯 가지 문제점을 주장했다. 필자는 최씨가 제기한 주장이 모두 그릇됐음을 네 차례에 걸쳐 밝히고자 한다.
먼저 세라리니 교수팀(이하 세라리니)의 연구가 왜 중요한가를 알 필요가 있다. 농부가 GMO(유전자재조합식품) 씨앗을 구입하려 할 때는 계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이 계약서에는 GMO 씨앗으로 연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연구를 하려는 다른 누구한테도 줄 수 없다는 항목이 있다.
GMO 작물의 안전성을 연구하려면 몬산토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그 뜻은 GMO의 안전성에 대한 독립적인 연구를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과학자들은 연구를 포기하거나 몬산토가 원하는 방향의 실험을 했다.
암시적으로 허가된 연구들도 GMO사가 좋아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경우 과학저널에 출판되는 것을 차단당하기 쉽다. 이처럼 GMO가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제압당하고 있다.
몬산토가 숨기고 싶은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하지 않고서야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미뤄 추측할 수 있다. 실제 최근에 노출된 몬산토의 비밀서류에 의하면 그들은 글리포세이트가 암을 유발한다는 자료를 갖고 있었다.
그러한 심한 독성을 가진 제초제가 한국이 세계에서 제일 많이 수입하는 식품GM작물에 듬뿍 함유돼 있다.
몬산토가 직접 실행했던 실험결과조차 기업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는다. 프랑스 칸대학의 세라리니는 오랜 기간의 법적 소송을 거친 연후에야 비로소 몬산토 관련 실험결과를 세상에 알렸다.
세라리니는 GM옥수수를 섭취한 쥐들에 대한 몬산토 측 논문을 재분석한 결과 간과 신장이 손상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몬산토 과학자들은 그 문제가 무의미하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지만, 세라리니는 몬산토와 유럽식약처 결론과 달리 몬산토가 했던 90일보다 더 긴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세라리니는 2년간 상세히 검증한 후 실험논문을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저널에 제출했다. 4개월이 넘도록 논문심사를 받은 끝에 해당 논문이 실렸다. 발간한 지 불과 몇 시간 뒤 몬산토는 심한 공격을 퍼부었다.
몬산토가 이 연구를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제압하려는 의도가 언론에 보도됐다.
세라리니 연구결과가 저널에 발간된 지 6개월 후, 몬산토사에 근무했고 GMO를 장려하는 로비활동을 하던 로버트 굿맨(Robert Goodman)이 출판사 Elsevier의 부편집장이 됐다. Elsevier는 Food and Chemical Toxicology를 펴낸 출판사다.
월레스 헤이스(A. Wallace Hayes)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편집장은 세라리니 연구논문을 철회하게 된다. 그러자 과학자들의 보이콧운동이 일어났고 99개국의 과학자 1391명, 일반인 4019명이 서명한 청원서가 월레스 해이스한테 보내졌다.
결국 세라리니 논문은 2014년 6월 다른 저널 'Environmental Sciences Europe'에서 출판됐다.
과학자들의 GMO 작물검증을 몬산토가 심하게 제한하는 현실에서 세라리니 연구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뤄낸 귀중한 자료다.
이 같은 배경에서 최씨의 세라리니 연구 논문에 대한 비판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최씨의 주장은 몬산토가 자주 사용하던 방법들과 거의 흡사하다는 사실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오로지돌세네 작가('한국의 GMO재앙에 통곡하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