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사회적기업 141] 함께 사는 즐거움, 쉐어하우스 '우주'

국내 최초 2030청춘 공동주택 선봬…임대관리 영역까지 진출

김수경·백유진 기자 기자  2016.06.30 11:15:1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40~50만원의 월세로 좁고 불편한 공간을 혼자 사용할 것인지, 쾌적한 공간을 타인과 공유할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죠. 전자를 선호하면 월세방이나 고시원, 후자라면 쉐어하우스를 택하겠죠. '우주'는 타인과 공유하는 문화 생성을 추구합니다.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리고 싶어서죠."

우주(대표 김정현)는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는 5년차 사회적 기업이다. 대형 평수의 집을 임대해 개조한 뒤 젊은 층에게 보증금 부담 없이 집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우주가 2012년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 '쉐어하우스'는 대중들에게 생소한 단어였지만, 아직까지도 그 인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쉐어하우스는 아파트·빌라 등에서 여러 명이 함께 사는 주거 형태, 즉 공동주택이다. 거실과 욕실 등 공용 공간을 같이 사용하는 대신 원룸·고시원보다 주거비가 절감된다. 공과금과 생활비 등을 분담해서 지출하기 때문.

이아연 쉐어하우스 우주 부사장은 쉐어하우스의 가장 큰 매력으로 '함께하는 즐거움'을 꼽았다. 그는 "2030 청춘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젊음을 월세방에서 혼자 허비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쉐어하우스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청춘들의 삶의 질 향상 목표…하나의 주거 공동체 '우주'

우주의 첫 시작은 '고시원 탈출 프로젝트'였다. 보증금이 없어 지하방과 고시원을 전전하는 청춘들에게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하고자 국내 최초로 쉐어하우스 개념을 도입했다. 

이후 우주는 타 쉐어하우스와의 차별화 전략으로 '지점별 콘셉트'를 정했다. 입주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취미를 공유할 수 있도록 영화·요리·캠핑 등 각 지점마다 콘셉트에 따른 인테리어를 적용한 것.

우주는 현재 서울 시내 총 27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160여명의 '우주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인기있는 지점의 경우 항상 대기인원이 있을 정도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지점을 많이 늘려 더 많은 우주인을 배출해낼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우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평균 4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이어 하우스매니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결격 여부가 결정된다. 그간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며 쌓인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평균 귀가시간, 코골이 여부 등 타인과 함께 생활하는 데 불편을 줄 만한 점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우주인 위한 제휴 서비스…투자 통해 성장동력 확보

우주는 입주자들의 생활 편의를 위해 다양한 제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주인들은 물류보관서비스 '마이박스', 아웃도어 여행 플랫폼 '프렌트립' 등 서비스를 통해 여러 가지 할인 혜택을 누린다. 우주는 기존 서비스 외에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타 기업들과의 제휴도 추진 중이다.

또 쉐어하우스 관리에 전문성을 더하고자 인력양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공동 주거에 대한 개념과 인테리어 플랜, 해외 견학, 현장 실습 등 쉐어하우스 운영 내용을 담은 '청년하우스매니저 양성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앞으로는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뉴딜일자리 사업에 동참해 하우스매니저 실습 경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외부투자를 유치해 지속성장을 위한 동력을 확보했으며 하나은행에서 운영하는 쉐어하우스의 임대관리도 위탁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우주는 임대관리 전문성을 강화해 상품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쉐어하우스 위탁 관리 서비스'를 내놓을 방침이다. 

다음은 이아연 쉐어하우스 우주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우주에서 담당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우주에 입사한 지 두 달 남짓이다. 현재는 운영총괄, 전략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셰어하우스 운영 프로세스 총괄 책임자라고 보면 된다. 김정현 대표와 함께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업무를 직접 실행에 옮기는 일을 담당한다.

-우주에 입사하기 전에는 어떠한 일을 했나.
▲대학 졸업 전부터 사회에 뛰어들어 컨설팅 관련 분야에 종사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액센츄어'에서 IT신기술과 관련된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부장 승진 직전, 만류를 뒤로하고 내 사업을 위해 회사를 뛰쳐나왔다. 워낙 '워커홀릭'인 데다 프로젝트 수주도 잘 돼 기분 좋은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평소 알고 지내던 김 대표가 입사를 제안했다.

-왜 우주를 선택했나.
▲사실 부동산과 관련된 업무 경험은 전무했지만 '공간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에 대한 환상'은 가지고 있었다. 일본 등 해외에 거주하며 그 나라의 문화나 기후에 따라 '나'라는 사람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 그때 사람을 바꾸는 '공간의 힘'에 대해 알게 됐다. 우주가 추구하는 사업은 내가 생각하는 공간의 가치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새로운 일을 시작한 기분은 어떤가.
▲임대업에 처음으로 도전하다 보니 단어 하나까지도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첫 출근 때 직원들에게 부동산 관련 업무가 처음이라고 고백했다. 첫 달은 직원들을 쫓아다니면서 배우기만 했고 아직까지도 업무 파악에 열중하고 있다. 건설사 경력, 임대 관리 전문 직원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우주는 건물주나 개인 임대인에게 주거 공간을 빌려 쉐어하우스로 탈바꿈하는 것을 기본 운영 방식으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좋은 집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집을 구하면 좋은 사람이 들어오기 마련이다. 나를 포함한 많은 직원들이 좋은 집을 찾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개인 임차인이 그렇듯 좋은 집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우리에게는 입주인도 고객이지만 임대인, 건물주들도 중요한 고객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는 쉐어하우스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임대인들을 설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쉐어하우스에 대해 이해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사용하면 집이 망가지기 쉽다'는 생각 때문에 잘 계약하려 하지 않는다.

사실 우주는 집을 이전보다 깔끔하게 인테리어하기 때문에 주택의 재산 가치는 오히려 높아진다. 이러한 장점을 내세워 앞으로는 5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집을 직접 관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

-앞으로 회사에 기여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이전에 담당했던 컨설팅 업무는 쉽게 말해 회사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어떠한 고민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우주가 최근 투자유치로 고속 성장을 앞두고 있는 만큼, 회사규모가 커지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도와줄 수 있는 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주에서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바람은 무엇인가.
▲타인과 함께 사는 데는 반드시 어려움이 따른다. 이 점을 묵인한 채 쉐어하우스에 대한 환상만을 팔려 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우주인들에게 좋은 경험을 만들어줌으로써 쉐어하우스가 불편을 참는 생활이 아닌 즐겁고 행복한, 트렌디한 문화로 인식되도록 하고 싶다.

또 장기적으로는 쉐어하우스를 위한 건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한국은 주거 목적의 집이 대부분은 '가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타인이 모여서 공평하게 나눠 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시간이 지나 쉐어하우스 문화가 정착되면 공간 공유를 목적으로 한 건물을 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