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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 무용지물

민병두 의원 "신시스템 개선 이후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검출 못해"

이보배 기자 기자  2016.06.29 15: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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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재무이상치 분석 시스템 개선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이상치 등급이 오히려 오르는 등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민 의원에 따르면 2015년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가 문제된 이후인 2016년 1월 금융감독원은 산업은행에 재무이상치 분석 시스템 강화를 요구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4월, 4억49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했고, 재무이상치 등급 4~5등급을 받은 기업에 대한 론 모니터링과 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내규를 수정했다.

올해 4월 시스템 개선 이전에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이상치 등급은 2012년 2등급, 2013년 5등급, 2014년 4등급으로 파악됐고 감사원도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산업은행의 경영관리 부실을 지적했다.

그러나 4월의 시스템 개선 이후 같은 재무상황을 입력했음에도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이상치 등급은 2012년에서 2014년까지 모두 3등급을 받아 오히려 상향 조정됐다.

무엇보다 재무이상치 분석 시스템 개선 이전 10년 동안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공공기관과 같이 분류해 재무이상치 분석 시스템 점검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는 산업은행의 내규인 '사후관리 지침'에 '정부와 당행이 각각 또는 합계해 과반수 출자(출연 포함)한 사업체'는 사후관리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으로 은행들의 피해가 생긴 이후인 2004년 3월 '은행업감독규정 제78조의 5항'을 근거로 개별 은행이 차주의 회계분식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부시스템을 구축·운용할 것을 지도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2006년 4월 재무이상치 분석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추가적인 개선작업이 없다가 10년 만인 2016년 4월, 대우조선해양 사태 후에야 시스템 개선을 실시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점검 대상이 됐다고 해도, 현재 회계제도 상 회계법인의 적정의견을 부여받은 재무제표를 개별 은행이 재무이상치 시스템이 분석한 분식여부를 바탕으로 재검증하는 것은 어렵다.

재무이상치 분석 시스템은 통계적 모형으로 분식회계 검증에 한계가 있다. 개별 은행들의 다양한 데이터를 취합해 신뢰도를 높이고 상황을 판단할 주체가 필요하다. 따라서 감독기관 등이 데이터 집중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검증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게 민 의원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민 의원은 "현재 회계법인에 의존적인 우리나라의 구조에서는 아무리 재무이상치 분석 시스템을 정교화 하더라도 은행이 스스로 분식회계를 방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감독기관이 은행들의 재무이상치 분석 자료를 취합·분석·판단해 의심 가는 기업에 대한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