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우연한 계기로 '빅이슈'를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거리의 중심에서 빨간 조끼를 입고 "안녕하세요, 빅이슈입니다"를 외치던 '빅판(빅이슈 판매원)'들은 오늘도 그 자리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죠.
당시 제 기사를 기억하고 있었는지 최근 지인이 한 장의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아래 사진이 그것인데요. 언뜻 봤을 때 한국의 거리와 다르지 않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사진 속 장소는 일본 나고야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 속 주인공 역시 낯이 익은데요. 빨간 조끼를 입지 않았을 뿐 그의 손에는 '빅이슈' 잡지가 들려있습니다. 바로 일본에서 빅이슈를 판매하고 있는 홈리스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빅이슈는 한국에서만 판매하는 잡지가 아닙니다. 국내 빅이슈는 '빅이슈코리아'라는 사회적기업에서 판매와 홈리스 재활을 책임지고 있으며, 빅이슈는 전 세계 10개국에서 14종이 판매되는 중입니다.
빅이슈는 1991년 영국의 친환경기업인 더 보디숍의 창업자 아니타 로딕의 남편 고든 로딕이 홈리스의 자활을 돕기 위해 창간했습니다. 사회구조로 인한 빈곤 문제를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서죠.
이에 홈리스에게만 잡지를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줘 자활의 계기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한때 호주, 일본, 케냐 등 전 세계 38개국에서 판매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10개국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해외판 빅이슈는 마돈나, 안젤리나 졸리, 데이비드 베컴 등이 무료 표지모델로 나서기도 하고,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이 글을 기부하는 등 유명인인 재능기부를 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한국판 빅이슈를 책임지는 '빅이슈코리아'는 2010년 7월5일 창립했습니다. 18년 동안 홈리스 자활을 지원해온 노숙인봉사단체 '거리의천사들'에서 시작한 사회적기업으로 아시아에서는 일본, 대만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격주간지로 호당 1만2500부가 발행되고, 현재 서울과 대전에서 판매되는 빅이슈는 해외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분야의 재능기부자들의 참여 덕에 만들어집니다.
홈리스 스스로 빅이슈 판매원이 되기로 결심하면, 2주간의 임시 판매원 기간을 거친 후 정식 빅이슈 판매원이 될 수 있는데요. 이 후 6개월 이상 판매하고 꾸준히 저축을 하면 임대주택 입주 자격이 주어지죠.
빅이슈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35명이 임대주택에 입주했고, 20명의 빅이슈 판매원이 빅이슈를 통해 재취업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빅이슈와 함께 자활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홈리스들의 내일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