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배 기자 기자 2016.06.28 09:57:43
[프라임경제] 시공사 선정 적법성을 두고 조합원 내에서 갈등을 빚는 서초우성1차 아파트 단지에 분담금 폭탄이 날아들었다. 지난해 10월 조합원 분양 신청 시 책정된 분담금과 지난 23일 대의원회의에서 공개된 분담금이 가구별 최고 2배 이상 오른 것. 삼성물산은 올해 초 추가분담금 문제로 공중파 방송까지 탄 터라 일부 조합원들의 걱정이 크다.
서초우성1차는 이미 진행 중인 우성2~3차에 이어 삼성물산이 지난해 8월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마친 단지다.
서초동 삼성타운을 기점으로 인근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사업권을 따내며 이 지역에 '래미안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삼성물산의 청사진에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서초우성1차 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이 결성된 이후다.
조합 결성 이후 △상가와의 분할소송 △이사해임안 △장수명 논란 등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드러났고, 이 같은 문제점을 제기한 일부 조합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의 '서초우성1차 조합원 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구성, 조합 측과 갈등을 빚는 것.
15년 전의 시공사 선정 과정과 조합장 연임 문제, 1년간 이어지는 행정소송과 조합원 내부의 갈등을 차치하더라도 이번에 공개된 '껑충 뛴' 분담금은 전체 조합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인 만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조합 "인근 비교하면 안 높아" vs 협의회 "830억 분양 수익"
서초우성1차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조합원 분양 신청 시 분담금 대비 지난 23일 대의원회의에서 공개된 분담금은 평형별로 상이하지만 최고 2배 이상 불어났다.
115㎡(35평형)를 선택한 조합원 분담금은 당초 7436만5000원이었으나 8개월만에 7962만2000원(107%)이 급증한 1억5398만7000원의 분담금이 산정됐다.

단순 금액으로만 따져 봐도 평균 7000만원대에서 최고 1억6000여만원까지 증가했다. 증가율로 살펴보면 15%(6319만9000원)의 148㎡(45평형)가 가장 적고, 161%(7904만9000원)의 115㎡(35평형)의 증가율이 가장 높다.
이와 관련해 윤모 조합장은 "인근 단지와 비교하면 분담금이 높은 편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조합원 분양 당시 추정한 분담금이 너무 적게 잡혔고, 이후 공사 면적이 늘어나면서 공사비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당초 3.3㎡당 공사비가 420만원으로 책정됐으나 3.3㎡당 25만원 정도 늘어났고, 평품 아파트를 지으려다 보니 특화 항목 등으로 인해 공사비가 늘어나 분담금 역시 늘어났다"고 첨언했다.
그러나 협의회 측 주장은 다르다. 단순 계산했을 때 공사비가 3.3㎡당 25만원 늘었다면 총 200억원 정도가 되고, 책정 분양가로 단지 분양 수익을 따지면 1460억 정도인데 여기서 200억원을 빼도 1260억원이 남는다는 게 김덕중 협의회 대표의 제언이다.
김 대표는 "공사비 말고 조합에서 주장하는 크고 작은 비용을 다 합해도 630억원 내외고 이를 대입시켜도 830억원이라는 분양수익이 남는데 공사를 시작하지도 않고 분담금이 상승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큰 목소리를 냈다.
협의회의 우려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 들어 추가분담금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 간, 조합과 조합원 간 갈등을 빚는 단지가 늘어나는 이유에서다. 공사 시작 전부터 분담금이 2배 이상 뛴 마당에 완공 후 분양을 앞두고 추가분담금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기 때문.
게다가 삼성물산은 올해 초 공중파 방송에 보도될 정도로 추가분담금 논란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삼성물산은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11구역에 들어선 재개발 아파트 '영등포 래미안 프레비뉴' 입주 기간 당시, 추가분담금을 내지 않으면 집 열쇠를 주지 않겠다며 입주를 막았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분담금은 삼성물산이 책정하는 게 아니다. 공사비에 대한 부분은 조합 측과 본계약을 체결해서 최종 결정할 수 있지만 그 이외 사항은 조합에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업이라는 게 처음 시작할 때와 마무리까지 시간이 많이 걸려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저런 사유로 사업비용이나 분담금이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을 조합원에게 설명하고 관리 처분 총회를 거쳐 최종 결의를 통해 확정한다"고 덧붙였다.
◆조합 "오히려 분담금 감소할 수도"
추가분담금도 마찬가지다. 일부 조합원들의 이해가 부족해 오해가 생기기도 하지만 대형 건설사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추가분담금 우려에 대해 윤 조합장은 "추가분담금이 늘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분담금이 내려갈 여지가 많다는 것.
그는 "장애인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게 되면 바닥 평수를 공제를 해주는데 이로 인해 일반분양이 37세대가 추가로 생겨 수익이 생기면 분담금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을 보탰다.
강남 노른자 땅에서 진행 중인 재건축사업인 탓에 조합과 협의회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서초우성1차 재건축사업은 다음 달 25일 관리처분 총회를 앞두고 있다.
분담금 논란과 함께 협의회 측에서 '시공자신고수리처분무효 소송'을 진행하며 시공사 경쟁 입찰을 주장하고 있어 양 측의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