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인 기자 기자 2016.06.27 17:59:45
[프라임경제] "혼수로 에이스침대를 살지, 시몬스침대를 살지 고민이에요."
흔히 '침대'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로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를 꼽을 텐데요. 에이스침대는 지난 1993년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 침대는 과학이다'라는 광고카피로 대한민국의 대표 가구 업체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습니다.
시몬스 또한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모토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서도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 인지도를 쌓아왔죠.
이 두 업체는 사실 안씨 집안이 운영하는 형제기업인데요. 1963년 에이스침대(당시 에이스침대공업사)를 창업한 안유수 회장의 뛰어난 수완으로 이뤄낸 가족회사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안유수 회장은 2001~2002년경 장남 성호씨와 차남 정호씨를 각각 에이스침대, 시몬스 대표로 임명한 후 본인은 미국 썰타침대와 판권협약을 맺고 개인사업자로 나섰는데요.
미국 침대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썰타침대는 1990년대 대진침대와 제휴를 통해 대진썰타라는 이름으로 에이스침대와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안유수 회장의 썰타침대 판권 인수 당시 업계에서는 "경쟁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추측도 돌았는데요.
실제 백화점에서도 발을 뺀 썰타침대는 이달 발표한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국내 침대 대표 브랜드 8곳 평판 분석 결과 '참여·소통·커뮤니티·소셜지수' 전 부문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최근 침대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위상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입니다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침대시장을 절반 가까이 점유하며 독과점 논란을 피할 수 없었는데요.
에이스침대 측은 "에이스침대 대표와 시몬스 대표가 형제는 맞지만, 회사 간 지분 관계나 교류가 전혀 없고 엄연히 다른 회사"라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지난 2009년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52억원의 과징금을 물었던 전적도 있는데요. 불공정행위 혐의에 관해서는 무혐의 판정으로 일단락됐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에이스침대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주주는 안성호 대표(74.56%), 안유수 회장(5%)으로 수년째 굳혀진 양상인데요.
시몬스는 안정호 대표가 100% 지분을 보유, 개인기업으로 분류됨에 따라 독과점 형태란 혐의를 부인하는 것이죠.
하지만 썰타침대의 경우 에이스침대 여주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과거에는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에 솜을 공급한 톱섬유 회사를 안정호 대표가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외에도 '불공정거래' '가격 거품' 등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 의혹에 소비자들의 마음이 돌아선 것일까요. 에이스침대와 시몬스가 브랜드 이미지 1·2위를 영위하던 판도는 깨졌습니다.
에이스침대는 브랜드평판지수 75만8501로 1위를 유지했으나, 시몬스(35만850)는 한샘·이케아침대의 반격에 4위로 물러선 것이죠.
한편으론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주관 '2015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 조사 결과 침대 부문 시몬스가 1위, 에이스가 2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매출액 측면에서도 여전히 '으뜸과 버금'인 양상인데요. 지난해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매출액은 각각 1916억여원, 1418억여원을 기록했습니다. 한국가구산업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침대시장 규모 1조2000억원 기준, 약 28%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군요.
한샘침대, 이케아침대 등 만만찮은 신진 세력에 안씨가문의 권위가 지속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