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GM 신형 말리부가 부품문제로 인해 갑작스런 '판매 브레이크' 위기에 처했다.
신형 말리부는 사전계약 불과 8일 만(영업일 기준)에 사전계약 대수 1만대를 돌파하는 등 중형세단 열풍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다음 달 출시를 앞둔 중동지역에서 '디스플레이 오작동' 논란이 발생한 데 이어 국내 생산물량 출고까지 지연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중동지역에 소량 다수 모델을 수출하고 있는 한국GM은 신형 말리부 출시를 앞두고 현지 연구진에 의해 디스플레이 '고온 오작동 현상'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자체 문제'나 '통합형 스위치 모듈(ICS)'로 인해 오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한국GM 측은 "다음 달부터 수출이 시작되는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아울러 중동으로 수출되는 말리부는 한국GM에서 생산되는 모델이지만, ICS와 디스플레이 생산 회사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중동 특유 고온을 위해 1.5 터보 모델 대신 2.5 가솔린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GM 관계자는 "중동은 워낙 고온지역에 유가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만큼 국내에서 판매되는 1.5 터보 모델을 제외한 2.0 터보 모델과 2.5 가솔린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라며 "주력모델로는 2.5 모델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신형 말리부는 국내에서도 생산물량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 다수 한국GM 대리점에서는 주력인 1.5 가솔린 터보와 2.0 가솔린 터보 모두 8~9월 이후에나 차량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신형 말리부 출고지연의 가장 큰 원인으로 빗나간 예상수요 예측을 꼽으며, 부품수급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신형 말리부 핵심부품인 엔진과 변속기를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2.0 터보 엔진의 경우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상황.
당초 한국GM은 올 뉴 말리부 1.5 터보와 2.0 터보의 판매비중을 약 75대 25 정도로 예상했지만 실제 2.0 가솔린 터보 모델의 판매비중은 30%를 웃돌았다. 이에 한국GM 측은 GM 본사에 추가물량을 긴급히 요청했으나 물량인도까지는 2개월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한국GM은 앞서 지난해 8월 출시된 준대형 세단 임팔라 역시 높은 관심에도 불구 공급 정체로 제동이 걸린 바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2.0 터보 모델 주문량이 예상을 뛰어넘어 부품물량이 일시적으로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본사와 협의해 고객과 약속한 출고 시기는 어느 정도 맞출 수 있게 됐다"며 "고객 대기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도록 생산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신차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선 초기 고객수요를 확실히 파악하고 물량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지만, 한국GM은 임팔라에 이어 이번 신형 말리부도 예측에 실패했다"며 "출고지연이 반복된다면 자칫 경쟁차종으로 고객이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