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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

이지숙 기자 기자  2016.06.24 19: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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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에는 주식과 거래라는 시장경제, 자본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제도가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인 17세기부터 시작했다는 사실 외에도 주식회사라는 제도와 증권거래소가 어떻게 17세기 이후 서유럽을 패권국가로 만들었는지 그 비밀이 담겨 있다.

저자는 파생상품과 선도거래라는 것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옵션과 리포라는 것의 유래는 무엇인지 네덜란드 전역의 문서보관소를 뒤져 공문서는 물론이고 개인 간 편지 등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종합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증권거래소 제도의 틀이 완성된 것이 100년도 채 걸리지 않았음에도 지금 우리는 자본주의의 꽃으로 주식거래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증권과 주식회사의 역사를 아는 것은 금융산업을 이해하는 데 핵심이며 기본 사항이다.

게다가 현대의 시스템이 그대로 살아 있는 400년 전 이야기라면 더 말할 것이 없다. 옮긴이의 말처럼 금융의 본질은 법과 제도가 아니라 문화다. 법이 모든 거래를 안전하고 공정하게 보장해주지는 못한다. 신용과 명예를 지키는 사람이 이익을 보는 문화, 이 책은 400년전 이야기를 통해 금융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또한 이 책의 한국어 번역본에는 네덜란드어 원본과 영문 번역본에 없는 자료들이 많이 담겨 있다. 옮긴이가 해제를 통해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의 의미와 함께 한국 최초 증권거래소의 역사를 정리해놓았다. 특히 일제 강점기 조선취인소에서 시작된 한국 최초 증권거래소에 대한 설명은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한국 경제사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이 책은 읽는 내내 과거의 박제된 기록이 아닌 현재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때문에 17세기 암스테르담을 주름잡았던 주식 열풍을 세밀하게 그려낸 경제서가 아니라 17세기와 현재를 이야기하는 가장 좋은 투자 교과서로 읽힌다. 펴낸곳 이콘, 가격은 2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