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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 사진·음악 고객층에 '강추'

소니, 2년 만 국내 '복귀작' 7월 출시

임재덕 기자 기자  2016.06.24 12: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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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월 스페인 MWC2016서 공개된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가 약 120일 만에 국내서도 베일을 벗었다. 소니코리아(대표 모리모토 오사무)는 23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미디어 체험 행사를 열고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5형(12.7㎝) IPS 패널 풀HD 디스플레이(1920×1080) △퀄컴 스냅드래곤820 프로세서 △3GB RAM △32GB 내장 메모리를 탑재해 전반적인 터치감이나 반응속도는 좋다. 하지만 소니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 특유의 애플리케이션이 탑재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소니 측은 신제품 브리핑장에서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의 강점으로 △디자인 △카메라 △오디오 △배터리를 내세웠다. 이에 본지가 직접 체험하면서 느낀 점을 분석한다.

◆디자인 "2.5D 곡면 글래스로 완벽한 그립감?" 글쎄…

신제품 브리핑에서 소니 측은 디자인 완성도를 언급하면서 "면과 면이 만나는 측면에 2.5D 곡면 글래스를 적용해 완벽한 그립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분명 전후면 평면에 측면 2.5D 곡면 글래스가 적용돼 그립감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경쟁 스마트폰에 비해 월등한, 즉 '완벽한 그립감'에는 동의할 수 없다.

현장에서 본 제품은 앞뒷면 모두 평면으로 이뤄진 '심플' 그 자체였다. 심지어 지금껏 슬림형 스마트폰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일명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왔다는 데서 비롯된 신조어)'마저 찾아볼 수 없다.

이에 소니 측은 "카메라 성능을 좋게 하려면 카메라의 크기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는데 본체를 더욱 얇게 하려다 보니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신제품은 전체적인 평면 구현을 위해 두께를 조금 늘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자의 최신 스마트폰과 비교한 결과 약간의 두께 차이가 있었지만 체감상 두껍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기기 중간 위치한 전원 버튼에 불편함을 느낀 것은 기자뿐이었을까? 이날 소니는 스마트폰을 쥐었을 때 자연스레 엄지손가락이 가는 부분에 전원버튼을 배치하고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함으로써 그립감과 편리함을 동시에 잡았다고 강조했다. 전원버튼은 전작인 Z3보다도 아래에 위치했다.

지문인식으로 스마트폰 잠금 해제할 때에는 전원버튼-지문인식, 즉 두 번의 행동이 필요하다. 하지만 소니는 지문인식 센서를 전원 버튼에 넣으면서 버튼 누름과 함께 본인 확인까지 가능케 했다. 편한 기능인 것은 확실하지만 두 손으로 사용 후 전원버튼을 누르려면 손 위치가 기기 아래쪽으로 내려와야 하기에 자칫 떨어뜨릴 위험도 있는 듯하다.

기자는 전원버튼에 지문인식 센서를 장착한 부분에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볼록 튀어나온 음량조절, 카메라 버튼과 달리 전원버튼은 오목한 모양으로 들어간 느낌인데 케이스를 씌웠을 때도 지문이 인식될지에 관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소니 측은 "전원버튼 부분을 파낸 전용 케이스를 장착하면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보안 문제는 어떨까? 사실 지문인식시스템은 불과 4∼5개의 특징만으로 개인을 식별하는 엉성한 시스템도 산재하기에 완벽한 개인식별수단으로 꼽히지 않는다. 이에 업계는 홍채인식 가능성을 점검하고,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원버튼은 폭 1㎜ 정도로 작다. 그 말은 지문을 인식하는 범위가 좁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대해 소니 한 관계자는 "이러한 질문은 사실 처음 받아본다"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안성과 인식률의 조화가 소니의 남겨진 숙제로 보인다.

◆카메라 "믿고 쓰는 소니 카메라 '엄지 척'"

이번 행사장은 카메라 기능을 위한 발표회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부스 대부분을 카메라 기능에 할애했다. 반면 함께 강조했던 오디오를 포함한 그 외의 것들은 행사장 한편에 배치됐다.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의 1300만 화소, F2.0 광각 22㎜ 렌즈를 탑재한 전면카메라는 ISO 6400 고감도 환경 설정이 가능해 어두운 곳에서도 셀피 촬영에 최적화됐다. 3명이 나란히 사진을 찍어도 화면에 담는 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역광이 비추는 상황에서는 조금 아쉬웠다.

후면카메라는 2300만 화소에 24㎜ 광각 F2.0 G렌즈, 0.03초 오토포커스(AF)를 갖췄다. 심지어 촬영까지 걸리는 시간은 0.6초에 불과하다. 이는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측면 카메라 버튼으로 즉시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활동적인 아이들이나 반려견 사진 촬영에 적합하다는 소니 측 설명이다.

특히 후면 카메라에 적용된 '프리딕티브 하이브리드 AF' 기술은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의 대표 기능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이 기술은 특정 피사체를 선택하면 초점이 피사체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것으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피사체도 흔들림 없이 촬영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와 기자의 스마트폰을 사용해 비교·실험했다. 손바닥을 좌우로 흔들어 어느 정도 포커스가 맞춰지는지 지켜봤다. 그 결과 기자의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보다 퍼포먼스로 찍은 사진이 흔들림이 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디오 "선명한 음질은 'Good' 노이즈 제거는 'Hmm'"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는 소니 고유 기술로 오디오 기능을 향상시켰다. 192㎑/24bit의 HRA(고해상도 오디오)를 지원한다. 또 DSEE HX 기술로 CD나 MP3 음원을 HRA급으로 업스케일해 풍부한 사운드를 구현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경험한 오디오 기능은 음악을 모르는 기자가 듣기에도 깔끔하고 선명히 들렸다.

또 이 제품에는 LDAC 코덱이 탑재됐다. 이는 기존 블루투스 코덱보다 최대 3배 넓은 전송폭을 지원해 음원 전송 시 음질저하를 막는다. 실제로 각 음역대가 명확하게 표현되면서 소리가 확장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기자가 체험한 MDR-NC750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은 소니스토어에서 약 12만원에 별도 구매해야 한다.

급하게 만든 인위적 소음이어서일까? 노이즈 캔슬링 기능 ON/OFF 시 이어폰으로는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이에 소니 관계자는 "노이즈 캔슬링은 이어폰에 자체 내장된 마이크로 받은 소음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소음과 반대되는 음파를 만들어 상쇄시키는 것"이라면서 "소음을 스마트폰으로 전송 후 제거하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2700㎃인데 1회 충전 2일 사용…지켜봐야"

국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플래그십 모델에 2700㎃ 배터리는 너무 작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소니 측은 "배터리 사이즈가 큰 것이 좋은지 배터리 사이즈를 줄이되 1회 충전으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좋은지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엑스페리아 Z2는 3200㎃에 1.4일, Z3은 3100㎃에 2일 사용 가능했지만 이번에 출시한 모델은 2700㎃에 2일간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소니의 배터리 전원관리 효율성이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이번 신제품 배터리 기능 향상에 힘쓴 흔적이 여러 곳에서 보인다. 구체적으로 △1회 충전으로 2일 사용하는 '스마트 배터리 관리 기술' △충전 전류 조절해 배터리 수명 최대화하는 Qnovo사 '적응 제어 충전 방식' △10분 충전, 5시간30분 사용하는 전용 고속충전기(별매) 'UCH10'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기자는 1회 충전 2일 사용의 기준에 의문이 생겨 '초절전모드(Ultra STAMINA)로 거의 아무 작업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소니 관계자는 "최소한의 활동을 하면 그렇겠죠…?"라며 얼버무리는 등 긍정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실 소니 측 말대로 배터리 용량을 줄이되 효율을 높인 것인지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 체험 시간이 2시간 남짓으로 제한됐기 때문. 이는 체험 스마트폰이 배포되는 다음 달 초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니가 야심차게 준비한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는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이다. 카메라, 오디오는 물론이고 전원버튼에 지문인식을 탑재한다는 발상은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 여타 스마트폰과의 비교우위를 찾기 어려웠다는 점이 아쉽다.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는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예약 판매한다. 이 기간에 제품을 구입하면 소니스토어가 12만9000원에 달하는 128GB Micro SD카드를 제공한다.

정식 출시는 다음 달 이뤄질 예정이다. 이 제품은 통신사를 거치지 않는 자급제폰으로 출시되며 LG유플러스 온·오프라인 매장을 제외한 국내 이동통신사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공기계를 구입해 가입하는 경우라면 가능하다. 가격은 75만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