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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주총 이후…'호텔롯데 상장' 재추진 이어질까?

'하나의 롯데' 대전제 아래 일본 지분 한국 입김 희석 필요

임혜현 기자 기자  2016.06.24 10: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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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동빈 롯데그룹 회장 형제가 그룹 경영권을 놓고 벌일 세 번째 대결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이들 형제는 25일 오전 9시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나란히 참석, 우호 지분을 모아 표 대결에 나선다.

주주 투표 안건은 '신동빈 및 측근'을 롯데홀딩스로부터 몰아내는 해임안이다.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에도 주총에서 모두 동생에게 패한 바 있고, 객관적 지분 판도에서 여전히 열세지만, 신 전 부회장은 최근 한국에서 롯데가 비자금 의혹 등으로 대대적 수사를 받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승패의 키를 쥔 2대 주주 '종업원지주회' 흔들기 전략이 효과를 볼지 주목된다.

신 회장으로서는 형의 이번 종업원지주회 흔들기 전략을 넘어서는 그룹 전체의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 15일 미국에서 호텔롯데의 상장과 관련 "무기한 연기가 아니고, 다시 준비해 연말까지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론한 바 있다.

입수합병(M&A)으로 성장해온 그룹 상황을 검찰이 저인망식 수사를 통해 들여다 보고 있지만 결정적인 타격 요인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이 이번 고비를 잘 넘긴다는 전제에서 성장동력 비전제시를 추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으로서는 그룹의 성장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려면 호텔롯데 상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장 재추진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다.

물론 호텔롯데의 연내 상장 추진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검찰 수사로 인해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에 순전히 호텔롯데의 상장만 떼어놓고 보면 흥행몰이 측면에서 좋지 않은 시기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왜 신 회장이 '연내 상장' 고집을 꺾지 않고 있으며, 이 카드가 그룹 미래는 물론 개인적으로 '경영권 안정'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될까?

현재 일본 롯데그룹은 물론 한국쪽 롯데그룹 역시 신 회장이 장악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문제는 '광윤사'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보유한 최대주주는 롯데홀딩스지만,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구조는 △ 광윤사 28.1% △ 종업원지주회 27.8% △ 롯데 관계사 20.1% △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 오너 가족 7.1% 등으로 구성된다.

신 전 부회장은 바로 이 대목에서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광윤사를 기반으로 매번 종업원지주회를 끌어들이기 위한 공세를 지속해왔다. 때문에 동생 신 회장의 경영권은 매번 성가신 대결 구도에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 검찰 수사 등 이미지 악화 국면에서는 특히 종업원지주회의 표심이 행여 형쪽으로 기울지 않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룹 전체 순환출자 고리의 80%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호텔롯데 상장안은 그런 점에서 한국과 일본 양측 간에 일종의 안전판을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양측을 통합한 '원리더'는 여전히 신 회장이지만, 한국 롯데가 어느 정도 분리·독립할 수 있다는 점을 국내외에 명시하는 상징성을 띠기 때문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형제에게 한국과 일본을 나눠 맡기고 셔틀 경영을 해온 하나의 롯데 패턴에 신 회장이 최소한의 선긋기를 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