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한국GM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2002년 회사 출범 이후 사상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실적은 전략모델인 스파크를 필두로 △트랙스 △크루즈 △임팔라 △올란도 등이 내수실적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갈 주자로 바통을 받은 모델은 바로 중형 SUV '2016 캡티바'. 지난 3월 한국GM은 2016 캡티바를 시작으로 올해 새 제품을 내놨다.
출시 당시 제임스 김(James Kim) 한국GM 사장은 "쉐보레 RV 라인업을 대표하는 캡티바는 국내 자동차시장의 가장 큰 격전지인 SUV 세그먼트에서 쉐보레 실적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2016 캡티바는 신차효과는커녕 한국GM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해 1~5월까지 캡티바 누적판매량은 전년대비 78.7% 감소한 849대로, 저조한 판매실적을 보였다.
최근 국내자동차시장에서 세단의 인기가 다시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SUV 모델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진 상황에서 캡티바의 성적부진은 한국GM에게 예상치 못한 고민거리다.
더욱이 같은 기간 현대차 싼타페는 전년대비 12.9% 증가한 3만2209대, 기아차 쏘렌토 역시 전년대비 15.5% 증가한 3만6562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윈스톰(GM대우 시절) 이후 이렇다 할 완전변경 없이 지속적인 부분변경과 연식변경만을 단행하던 캡티바가 또 한 번의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2016 캡티바로 출시됐지만 완전변경을 기대하던 소비자라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쉽게 말해 풀 체인지를 진행하지 않은 점이 차량에 대한 주목도를 낮췄고, '사골'이라는 오명만 얻은 꼴이 됐다"고 덧붙였다.
여기 맞서 한국GM 관계자는 "최근 다양해진 SUV 모델들로 인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 부분이 캡티바 부진까지 이어진 것 같다"며 "하반기 캡티바를 포함한 자사 RV라인업의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는 캡티바의 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GM이 하반기에 RV 라인업에 해당되는 신차 출시계획을 따로 갖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사인 르노삼성과 쌍용차가 각각 하반기와 내년 초 QM5 후속모델과 대형 SUV의 출시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QM5 후속모델인 QM6는 SM6에서 이어지는 르노삼성만의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계승했다. 또 실내는 8.7인치 S-Link 디스플레이와 엠비언트 라이트 등 최고급 감성품질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Y400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개발 중인 쌍용차의 대형 SUV는 렉스턴보다 차급이 한 단계 위급 모델이며, 3.0ℓ 엔진이 장착될 것이라는 전언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캡티바의 경우 신차효과를 제대로 누리려면 신형 말리부처럼 디자인과 성능, 가격 등에서 두루 경쟁력을 갖춰야만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은 중형 SUV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