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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금남로 군부대 시가행진 3주 전 보도요청 '논란'

군부대 금남로 행진 보도요청 여과 없이 받아 배포

김성태 기자 기자  2016.06.20 17: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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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가보훈처가 36년 전 광주를 학살했던 공수부대 만행의 기억이 있는 금남로에서 11공수 시가행진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나 광주시민의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광주시는 이 계획을 3주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광주시는 지난 1일 이 계획을 보도자료로 발송한 바 있다. 시는 '호국보훈의 달' 기념 행사 개최 제하의 자료를 통해 '6·25전쟁 기념식이 열리는 25일 오전 10시30분부터는 참전유공자, 시민, 학생, 군·경 등 1000여명이 참여하는 호국보훈 퍼레이드도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공원에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 광장(5·18민주광장)까지 1.3㎞의 시가행진은 참전용사를 태운 무개차를 선두로 의장대, 군악대, 31사단 보병, 광주지방경찰청 의경, 시민과 학생 등이 대열을 이뤄 호국보훈의 달 추모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시는 군부대 등이 참여하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시는 "공수부대 50명이 참여한다는 것은 지난 17일 알게됐다"고 해명했다. 이 자료는 시의 실무부서인 사회복지과에서 작성해 대변인실에 보도를 요청했다.

다만, 이 자료는 윤장현 시장에게 보고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두고 벌어졌던 갈등이 불과 한 달 전의 일인데, 광주시 공무원이 보훈처의 군부대의 금남로 행진 보도요청을 여과 없이 받아 배포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이다.

시는 "호국의달을 맞아 시민들에게 퍼레이드 등 다양한 행사를 알리기 위함이었다"고 거듭 해명에 나섰다.

이와 관련, 윤장현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광주학살의 아픔을 조롱하는 것처럼 비춰질 군사행진은 결코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다른 광역시에서도 동시에 시행한다 하더라도 광주만은 아니다"며 "광주시장으로서 광주시민들께 집단적 트라우마를 촉발시키고, 시민의 자부심을 손상하는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5·18광주항쟁을 왜곡·폄하하고, 광주정신을 짓밟는 처사는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