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각기 다른 뷰포인트(view point)를 가진 공간디자이너, 시각디자이너가 모여 작업하면서 서로의 관점, 일하는 방식을 현장에서 배울 수 있죠. '함께' 디자인하며 배워가는 게 많은데요, 훗날 우리나라 대표 디자인컴퍼니가 되길 꿈꿉니다."

몽당디자인협동조합(대표 정재경, 이하 몽당)은 2014년 1월 성남시 최초의 디자인 협동조합으로 인가받았다. 직접 만난 정재경 대표는 "몽당연필처럼 '끝까지 쓰이는 디자인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아 조합명을 지었다"고 말했다.
'개인의 무한한 창의력에서 탄생'되는 디자인 자체 특성상 디자이너들은 협업하기보다는 단독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 대표와 디자이너 9명은 몽당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 실험'을 해보자며 조합을 만들었다. 개인 사업장을 유지하면서 '따로 또 같이' 디자인 활동을 하기로 한 것이다.
◆함께하는 디자인…'몽당'이라는 나무를 같이 키운다
단지 '모인다'는 것만으로도 몽당엔 여러 시너지가 발휘됐다. 디자인 마켓·박람회에 참가할 때도 개인 브랜드가 아닌 단체 브랜드로 참가하니 '규모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다. 혼자일 때보다 더 큰 주목과 관심을 받았다.
개인브랜드가 아닌 조합 형태가 되니, 시에서 진행하는 사업을 수주하기도 보다 쉬웠다. 입소문을 타고 이들의 활동이 알려졌고, 디자인 업체에서 먼저 조합 가입을 요청해오기도 했다.

9명의 디자이너에서 시작된 몽당은 현재 정 대표가 운영하는 더리빙팩토리와 소울랩·릴리버니·러브유주·모일리·프롬히얼·비아이케이스튜디오·김성훈도자기 등 14개 디자인 업체가 모인 집단으로 성장했다.
정 대표는 "사업 기회가 다양해진다는 측면 외에도, 공동의 물류센터를 운영해 물류보관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 예술가로서 서로 다른 관점을 배울 수 있다는 점 등 긍정적 측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로 다른 분야의 디자이너가 모여서 작업하면, 서로의 작업방식을 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다"며 "거기서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하고,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찾기도 하는데, 이는 조합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여러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사람들이 모인 형태인 만큼 조합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란 쉽지 않다.
그간 많은 활동을 하며 시행착오와 성과를 경험한 몽당은 한 템포 쉬어 마음을 모으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조합원들과의 공동 워크숍, 공동 세미나를 기획 중이며 여기서 자연스럽게 콘셉트를 형성해 '몽당' 공동 브랜드를 만드는 것, 그리고 우리나라 대표 디자인컴퍼니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다.
정 대표는 "협동조합은 나무 한 그루를 심고, 그 나무를 함께 키우는 것이다. 즉, 몽당이라는 나무를 조합원과 함께 키우는 것"이라며 "몽당이 성장하면 개별 업체들도 동반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공동 브랜드의 콘셉트가 무엇인지 묻자, 정 대표는 "조합명에는 '몽당연필'이 가진 가치도 담겼지만 '꿈 몽(夢)'자에 '무리 당(黨)'자를 써서 '꿈꾸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도 포함한다. 몽당 브랜드를 통해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성남시 최초의 디자인협동조합 "지역 기반을 강점으로"
몽당은 성남시 최초의 디자인협동조합으로서 지역 활동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정 대표가 성남시에 13년을 거주했고, 최초 조합원 9명 중 6명이 성남시에 거주하면서 성남시가 몽당의 근거지가 됐다.
정 대표는 "협동조합은 지역을 기반으로 움직일 때 가장 효과적인 활동들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조합원들의 접촉횟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일반적인 회사의 경우 운영시스템이 탄탄하게 갖춰진 반면, 협동조합은 운영시스템을 함께 구성해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아야 하고, 조합원끼리 친밀해야 한다. 때문에 자주 접촉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역을 기반으로 모일 때 '먼 거리'라는 장애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몽당이 성남시에서 했던 대표적 활동은 판교 청소년 수련관과 함께한 '파란다리 프로젝트'다. 몽당은 '파란다리'를 소재로 디자인한 작품을 마을 곳곳에 설치해 마을의 명소를 만들었다.
정 대표는 "정부가 협동조합에 지원해주는 것이 많다"며 "최근엔 경영 컨설턴트를 해주는 등 정부 정책도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협동조합으로서 정부 지원금 신청 절차가 본업을 이행하는 데 부담이 될 정도로 과중하다며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이에 올해 몽당은 정부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았다. 대신 공동 브랜드, 새로운 사업으로 자체 생산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는 마지막으로 "한발, 한발 걸어 가는 과정에서 좋은 성과가 생길 것이다. 일반 기업체의 속도와는 다르겠지만, 우리가 가는 발자국 속에서 멤버들이 화학작용을 일으켜 성과물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