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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비자금 수사…눈길 끄는 '건설·쇼핑' 밀착관계

'쇼핑홀딩스' 설립 등 다양한 교류 문제 많아…제2롯데월드 의혹보다 '주연급'

임혜현 기자 기자  2016.06.20 14:5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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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롯데그룹 수사가 롯데건설 등 계열사 압수수색으로 이어지면서 다양한 비리 수법이 규명될지 주목된다.

2차 압수수색을 단행하는 등 검찰이 수사 진행 확대를 망설이지 않고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데다, 1차에서 제외됐던 롯데건설과 롯데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 등 15곳을 대상으로 한 부분도 관심을 모으는 요소다.

이런 가운데 특히 롯데의 해외투자 통로를 밝히는 과정에서 여러 계열사의 역할을 규명하는 게 성공할지도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롯데건설에 대한 검찰의 겨냥이 처음에는 제2롯데월드 건설 문제의 이면을 들여다 보기 위한 게 아니겠냐고 풀이했었다.

하지만 현재 제2롯데월드 문제에는 선을 긋는 대신 함께 비자금 조성에 어느 정도 역할을 했는지 측면에서 롯데건설을 살펴보는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롯데건설은 유통 계열의 공사를 도맡아 해온 게 사실이다. 백화점의 공사와 보수는 물론 마트와 영화관, 백화점이 몰려있는 쇼핑타운도 마찬가지라는 것.

올해만 해도 이달 기준 이미 1500억원대 수의계약을 맺는 등 매분기마다 롯데쇼핑을 통해서 적게는 수백억원대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을 안정적으로 벌어들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렇게 계열사와 공사 계약을 하는 것이 외부 수주보다 상대적으로 감시를 피할 여지가 있다는 것. 즉 양자 간의 의사 일치만 있다면 그룹 가족 회사 간 거래에서 대금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만들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시각이다.

롯데쇼핑과 롯데건설의 끈끈한 관계는 이뿐만이 아니다. 롯데쇼핑은 홍콩에 설립된 롯데쇼핑홀딩스를 통해 중국 투자에 나선 바 있다. 롯데쇼핑홀딩스는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롯데건설·롯데제과·롯데칠성 등 계열사들이 무려 1조원 상당의 자금을 출자해 설립됐다.

이미 롯데쇼핑홀딩스는 신동빈 회장의 인수합병(M&A) 경영에 선봉장 역할을 담당하는 곳으로 시선을 받아온 데다, 롯데쇼핑홀딩스를 거쳐 중국에 투입된 여러 계열사 자금이 비자금으로 조성되는 과정에서 주요 통로가 되었을 것으로 의심도 사고 있다. 롯데쇼핑홀딩스의 중국 사업의 손실을 과다하게 책정, 차액을 비자금으로 조성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2003년 두차례에 걸쳐 롯데건설이 신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롯데쇼핑 주식 64만여주를 사들이면서 한달 만에 주식가치를 2배가량 높게 책정했다는 의혹도 덤이다. 19일 재벌닷컴의 분석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오너 일가의 비상장주식 매입에 큰 힘을 보탰다. 오너 일가 보유 비상장사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인 계열사가 롯데건설이었다는 것.

사정을 종합하면 롯데건설이 계열사 주가 부풀리기로 오너 일가에 돈을 벌어 주고, 계열사 도움으로 롯데건설이 돈을 벌고 또다른 수상한 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 개입 의혹까지 받는 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이 시빗거리가 계속되는 상황이라면, '신 회장이 주도한 제2롯데월드 건설' 문제에서 롯데건설이 관련 의혹을  받는 게 굳이 아니더라도, '신동빈 체제' 전반에 부담이 될 종합판으로 롯데건설이 부각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풀이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