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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행복날개' SK텔레콤답지 않은 M&A

황이화 기자 기자  2016.06.14 18: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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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대한 정부의 인허가 심사는 '외부적으로는' 14일도 별다른 진척이 없는 모습입니다.

6개월째 이어지는 심사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한숨은 깊어지는데요. 당초 SK텔레콤은 합병 기일을 4월로 잡았습니다. 때문에 양사 M&A 문제가 20대 국회까지 이어질 거라고 생각지 않았었죠. 

그런데 국회의원 몇몇이 "이번 M&A가 미칠 파급력을 감안해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까지 더해져 SK텔레콤의 당혹감은 더욱 클 듯합니다.

이번 M&A는 찬성과 반대를 떠나 1위 통신사업자와 1위 케이블방송사업자의 결합이어서 통신업계와 방송업계 모두 주목하고 있는데요. 통신·방송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양사 M&A가 이야깃거리로 자주 등장합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답지 않은 M&A"라는 견해를 내놨는데 "업계에서 보는 SK텔레콤은 아주 스마트한 이미지인데 이번 M&A는 조금 다른 모습"이라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SK그룹과 SK텔레콤은 M&A를 통해 성장해온 기업이고, 합병 때마다 철저한 준비가 뒷받침돼 늘 성공적이었는데 이번엔 손길승 명예회장 사건, CJ헬로비전 조세포탈 사건 등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국내 재계순위 3위인 SK그룹은 1953년 고(故) 최종건 회장이 직물공장 '선경직물'을 창업하며 출발했는데요. 합성직물을 생산하고 해외수출을 하며 '선경그룹(현 SK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1994년 선경그룹은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했고요.

1999년 SK텔레콤은 사업자인 신세기통신 합병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두 업체 합병 시 점유율이 50%를 초과한다는 점을 들어 2001년 6월 말까지 시장점유율을 50% 미만으로 떨어뜨리라는 조건을 걸고 인수를 승인했습니다.

길지 않은 기한 내 점유율을 낮추기 위해 경쟁사 서비스까지 대신 판매했던 SK텔레콤은 결국 2002년 1월 신세기통신과의 합병을 완료, 지금까지 이동통신시장 약 50% 점유율을 차지하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죠.

업계에선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성장한 SK텔레콤의 경영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M&A 심사 진행 중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의 성추행 혐의, 피인수기업인 CJ헬로비전의 조세포탈 혐의 등이 불거지면서 심사와 이 같은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따로 떼어 놓고 볼 수 없다"는 여론에 무게가 실립니다.

일부에서는 국내외 사례를 들어 기업의 도덕성을 심사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당국은 SK텔레콤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과 도덕성 심사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