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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4부터 기준금리 인하까지" 생보사, 수익성 악화에 '한숨'

IFRS4 2단계 도입·자살보험금·기준금리 인하…수억성·재무건정성 '빨간불'

김수경 기자 기자  2016.06.14 16: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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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자살보험금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생명보험사(생보사)가 이번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자산운용 수익률 하락을 우려 중이다.

IFRS4 2단계 도입으로 자본금을 충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난달 말 자살보험금까지 논란되면서 수천억대 보험금까지 나갈 처지에 놓인 것. 여기에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보험사들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IFRS4 2단계 도입…충당금 최소 '수십조원'

우선 2020년 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은 3년 안에 최소 수십조원대 자본금을 쌓아야 한다.

IFRS4 2단계 핵심 내용은 보험부채를 계약시점의 '원가'가 아닌 매 결산시점의 '시가(공정가치)'로 평가하는 것. 당국은 보험사가 보험가입자들에게 약속한 보험금 지급 의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나타낸다는 측면에서 새 회계기준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IFRS4 도입으로 한숨만 쉬는 상황이다. 도입 시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현재보다 크게 늘어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기 때문. 특히 과거 8~9%대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 대형 생보사들을 중심으로 보험사의 미래 손실이 걱정되고 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지난달 10일, 17일 그리고 이달 2일 생·손보사 관계자들을 불러 IFRS4 도입 준비를 서두를 것을 계속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일 수밖에 없다.

한편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0일 금요회의에서 "앞으로 재무회계 기준 변경이 보험사에 미칠 단기적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연착륙할 수 있는 세부 방안들을 준비할 것"이라며 성난 보험사들을 달래기도 했다.

◆수천억대 자살보험금 미루는 생보사

자살보험금 역시 생보사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원인이다. 지난달 권순원 금감원 부위원장보는 브리핑을 통해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보험업법 위반행위에 대해 시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6년 2월26일 기준 자살 관련 미지급 건은 2980건, 보험금은 2465억원이다.

이 중 소멸시효가 지난 건은 2314건(78%), 2003억원(81%)에 이르는데 △ING생명 815억원 △삼성생명 607억원 △교보생명 265억원 △동부생명은 140억원 △알리안츠생명 137억원 등 총 14개 생보사가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셈이다.

이에 신한·메트라이프·하나·DGB생명을 제외한 10개사는 소멸시효 지난 보험금 관련 대법원 판결을 기다린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둘러 보험금을 지급하기엔 배임 등이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

그러나 금감원은 대법원이 소멸시효 완성을 인정하더라도, 보험사가 애초 약속한 보험금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어떤 형태든 보험금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보험사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운용자산 수익 감소까지

기준금리가 1.25%로 조정되면서 생보사는 그야말로 긴급상황에 놓였다.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 투자를 기반의 운용자산 수익 감소 및 예정이율 등 수익 지표 인하가 일어난다는 염려에서다.

14일 업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주요 생보사 운용자산이익률(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느냐를 나타내는 지표)은 평균 4.0%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국고채금리 하락 등 투자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기준금리 인하 단행 때문에 생보사 운용자산이익률은 3.0%대로 급감할 것이라고 업계는 판단한다. 

더불어 금리 인하로 인해 금리연동형 상품에 적용되는 공시이율이 낮아질 수도 있다. 지난해 6월 기준금리가 낮아졌을 때 보험사들은 평균 0.25%포인트의 공시이율을 내렸다. 

조용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채권 투자비중이 높은 보험회사 경우 금리 하락은 금리역마진(보험계약 적립이율이 시장이율을 초과해 향후 1년간 발생할 예상손실)을 확대시킨다"고 제언했다.

실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저금리 장기화로 금리역마진위험액은 2014년 1조1926억원에서 지난해 2조7070억원까지 증가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고객 보험료 대다수를 국공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금리가 하락하면 이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수익 내기 힘들수록 공시이율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