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잘 자고 있던 아이가 소리를 지르며 일어나서 서성거린다. 초점이 맞지않는 눈에 호흡도 가쁘고 식은땀까지 흘리고 있다. 엄마 아빠도 몰라보고 두려움에 떠는 행동을 보인다. 하루만 이러한 증상을 보여도 어른들을 당황시킬 법한데 장기간 이런 증상이 보인다. 아이도 괴롭고 부모도 괴로운 일이다.
이러한 증상을 '야경증(夜驚症, night terror)'이라고 부른다.
야경증은 전체 수면의 전반부 1/3에서 나타난다. 9시간을 자는 아이가 10시에 잠자리에 들었다면 10시부터 1시까지 대략 3시간 사이에 증상이 보인다는 뜻이다.
만 4~8세 아이들에게서 많이 보이며 미성숙하고 불안정한 각성·수면 기전이 원인으로 추측된다. 증상이 보이면 우선은 아이를 안아 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놀란 모습으로 돌진하다 가구 모서리나 벽에 부딪혀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있다 정신이 들면 소변을 보게 하거나 물을 조금 마시게 하고 잠들 때까지 같이 있어주는 것이 좋다.
야제증(夜啼症)이라는 질환이 있는데 야경증보다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아경증과 달리 수면시간 전체를 두고서 밤에 울고 짜증을 내고 불안해하는 증상을 보인다. 어찌 보면 야경증보다 증상이 경미하게 보일 수 있지만 자지 못하는 부모님의 스트레스는 역시 만만치 않다.
울거나 소리 지르거나 짜증을 내지는 않지만 의외로 놓칠 수 있는 소아수면장애가 있다. 비염으로 인한 호흡장애와 편도선을 비롯한 아데노이드 비대로 인한 호흡장애, 코골이 등이 대표적이다.
충분한 수면시간이 확보되지 않거나, 수면 중에 충분한 호흡이 되지 않다 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2차적으로 생긴다. 깊은 수면상태로 들어가지 못하고 다음 날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집중력도 떨어지고 학습장애도 오게 되며 정서적으로도 불안, 우울 증상이 보일 수 있다.
소아수면장애를 서둘러 치료해줘야 한다. 자는 동안에 성장호르몬이 분비가 되는데 야경증의 경우 증상을 보이는 시간대가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시간대와 대부분 겹치게 때문에 치료 시기를 서둘러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생활에 변화를 줘야 한다. 중추신경계 기능이 잘 발휘되도록 쉬게 해주고 당연히 몸도 쉬게 해서 다음 날의 활동에 대비한다. 기억이나 감정들도 자는 동안에 정리를 해준다.
비염이나 아데노이드 비대처럼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증상은 당연히 그 부분을 치료해줘야 한다. 야경증이나 야제증은 성장 과정에서 대부분 없어지기 때문에 일단은 부모님의 정확한 이해와 안심이 중요하다.
당장 증상이 심할 경우 신경계통 안정과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치료와 함께 자율훈련법 등을 같이 병행하면 좋다.
만약에 주의력이 저하돼 있거나 우울증이나 짜증과 같은 감정적인 부분도 문제가 있다면 아이의 정서발달을 위해 함께 치료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관심이다.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항상 관심을 가지고 돌봐주는 것이 치료의 지름길이다.
전창환 휴한의원 부천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