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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야근의 역설' 알면서 당하는 이유

국내 100개 기업 재직자 43% "주 3일 이상 야근"

이수영 기자 기자  2016.06.12 09: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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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한민국 근로자의 법정근로시간은 주당 40시간(적용예외사업장은 44시간), 하루 8시간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직장인 가운데 이 기준을 칼 같이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야근이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건강을 해친다는 것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비즈니스 매거진 Inc.은 지난달 시간 외 근무가 사람의 몸과 마음, 사회활동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묶어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60% 늘어난다.
◆일주일에 근무 시간이 50~60시간인 사람 중 10%는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겪는다.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사람들은 이 비율이 30%로 치솟는다.
◆일주일에 40시간 이상 근무하는 사람은 술과 담배를 더 많이 한다. 이는 남성의 경우 비만, 여성은 우울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기준보다 11시간 넘게 더 일하는 사람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근무 시간이 길수록 상해사고 위험이 커진다. 특히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 상해사◆발생 확률을 23%나 높인다.
◆제조업의 경우 잔업이 10% 늘어날수록 생산성은 2.4% 줄어든다.
◆사무직의 경우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 생산성이 4분의 1(25%)가량 감소한다.

마치 '사람은 먹으면 화장실에 간다'처럼 당연한 이야기지만 야근을 그만둘 수 없는 것은 우리나라 기업문화와 기업조직이 병들었기 때문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맥킨지와 함께 지난 3월 국내 100개 기업, 임직원 4만명을 대상으로 조직건강도를 측정해 발표했습니다. 검진방법은 맥킨지 조직건강도(OHI·Organizational Health Index) 분석기법에 따라 △리더십 △업무시스템 △혁신분위기 △책임소재 등을 점수화해 글로벌 1800개사와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암담했습니다. 52개사의 기업문화는 글로벌기업에 비해 최하위수준으로 후진적이었고 77개 회사가 '약체' 판정을 받았습니다.

개인이 아무리 야근과 추가근무에서 벗어나려 해도 조직이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같은 조사에서 직장인이 꼽은 가장 심각한 기업문화 1위가 습관적 야근이었습니다. 야근을 하는 이유는 △비효율적 회의 △과도한 보고 △소통 없는 일방적 업무지시 순입니다.

이들은 일주일 평균 2.3일 야근을 했고 사흘 이상 야근을 했다는 응답도 43%에 달합니다.

심각한 것은 자사 조직건강도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경영진은 71점을 줬지만 직원들은 53점의 박한 평가를 내렸다는 점입니다. 직원들이 허덕이는 반면 정작 의사결정권을 가진 고위직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라는 방증이니까요.

대한상의가 도출한 전근대적 기업문화의 원인은 △비과학적 업무프로세스 △비합리적 평가보상시스템 △리더십 부족·기업가치관 공유 부재 등입니다. 이는 정시퇴근 유도를 위한 '일제소등제' 등으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모두 최고경영자(CEO)의 인식과 의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과제입니다.

결론은 '위로부터의 변화'가 되겠네요.(a.k.a. Mission: Impossi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