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카드뉴스] 통신사 멤버십 혜택 "기대하지 마세요"

SKT 멤버십 혜택 축소 빈축에도 "혜택 늘었다" 강조

이수영 기자 기자  2016.06.10 17:11:2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휴대전화 서비스에 가입하면 자연히 따라오는 멤버십 포인트. 2014년 10월 시행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이른바 '단통법'으로 단말기 값이 치솟자 소소한 멤버십 혜택을 누리며 쓰린 속을 달랜 가입자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마저의 위안도 사치가 됐습니다. '할인율마저 깎아버리는' 3대 통신사의 멤버십 정책 때문입니다.

업계 1위 SK텔레콤(017670, 이하 SKT)이 이달 1일부터 새로 적용한 멤버십 정책의 키워드는 '차별'입니다. 핵심은 그간 가맹점에서 제공하던 1000원당 100원 할인을 실버(Silver)·일반 고객에 한해 50원으로 반 토막 낸 것입니다. 가입기간이 짧거나 싼 요금제를 쓰는 고객에 대한 일종의 핸디캡입니다.

SKT 골드(Gold) 고객이 되려면 가입기간 2년 이상, 최소 4만원대 요금제를 1년 넘게 유지해야 합니다. 3만원대 요금제라면 5년은 꼬박 SKT에 묶여야 하죠. '금수저'에 해당하는 VIP가 되려면 가입 2년 이상, 전년도 요금이 90만원을 넘겨야 합니다.

5년 이상 장기 가입자라도 한해 60만원 이상을 내야 VIP 승급이 가능합니다. 적어도 매달 5만원 넘게 꼬박꼬박 넣어 5년 뒤에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하물며 월 2만원대 요금제를 쓴다면 5년이 넘어도 실버 등급 이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비난이 쏟아지자 SKT는 오히려 혜택이 늘었다며 데이터 적립과 계열 쇼핑몰 '11번가'의 쇼핑 포인트를 내세웠습니다. 가맹점 결제금액 5000원 기준 25~50MB의 데이터를 적립해주는 내용입니다.

일례로 일반등급 고객이 편의점에서 1만원을 결제했다면 멤버십 할인 500원과 데이터 100MB를 익일 돌려줍니다. 여기에 '데이터플러스 T멤버십 적립형'을 선택하면 할인금액 100%를 11번가 포인트로 주는데요. 즉 2000원짜리 데이터쿠폰(100mb)을 얹어서 1000원을 돌려주니 이득이라는 얘기입니다.

포인트 제공은 가입자를 계열 쇼핑몰로 유인하기 위한 마케팅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혜택을 얻기 위해 특정 쇼핑몰에서 그 이상의 돈을 또 써야하는 게 과연 서비스일까요? 심지어 데이터무제한 등 고가요금을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데이터 적립 자체가 무의미한 정책입니다.

멤버십 혜택을 두고 눈속임을 하는 것은 SKT 만이 아닙니다. KT와 LG유플러스(032640) 역시 1등을 따라잡기 위해 자사 혜택을 줄줄이 축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전무후무한 혜택'을 내세웠던 KT 역시 간판 서비스인 스마트폰 단말 할인율을 지난달 돌연 기존 10%에서 5%로 줄였습니다. 또 지난 4월 할인율 조정 논란을 빚은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는 아예 가맹점에서 빠졌습니다. 대신 가입자가 원하는 가맹점 '한 곳'에 한해 '월 1회' 2배의 할인율을 적용해주는 더블할인 제도를 올해 한시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승급이 쉬운 LG유플러스지만 지난해 멤버십 등급 체계를 기존 4단계에서 6단계로 나누면서 구분 기준을 전월 이용 요금제로 못 박았습니다. 장기 가입자라도 저렴한 요금을 쓰면 불리한 구조입니다. 여기에 △VIP 고객 CGV골드클래스 할인 △스무디킹 사이즈업 혜택이 종료됐고 △파리바게뜨 할인율은 기존 15%에서 10%로 줄었습니다.

사실 통신사에게 멤버십 혜택은 돈이 안되는 사업입니다. 기존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는 국내에서는 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7월 기준 스마트폰과 피처폰을 합한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5308만명에 이릅니다. 수치상 국민 모두가 1회선 이상 휴대전화 서비스를 이용 중인 셈입니다.

또 올해 236만명(4월 기준)이 번호이동을 했지만 이 중 '알뜰폰'으로 불리는 MVNO 비중은 3.0%에 불과합니다. 인구수와 맞먹는 고객을 사실상 통신 3사가 과점하며 주고받을 뿐이죠. 그런데 굳이 비용을 들여 고객을 붙잡을 필요가 있을까요? 하물며 서비스 질이 계속 떨어져도 가입자수는 유지된다면 말입니다.

또한 연간 340억원대에 달하는 전파사용료 부과 문제로 알뜰폰 업계가 고사 위기에 몰리면서 통신사의 콧대는 더 높아졌습니다. 일련의 이유로 소비자들은 멤버십 혜택에 대한 통신사의 태도는 '눈가림식 마케팅'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