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1.50%에서 0.25%포인트 낮춘 1.25%로 하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측과 다른 결과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102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79.4%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한은이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는 본격화되고 있는 구조조정 및 경기부진의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경기가 소비부진과 투자침체, 수출부진의 3중고를 겪고 있는 데다 조선, 해운업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자 증가 등으로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조선·해운산업의 구조조정은 경기 회복세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대량실업은 소비위축을 초례하고 구조조정에 따른 기업의 생산 및 투자도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의 자구계획에 따르면 2018년까지 직영·외주를 포함한 고용 인력은 지금보다 30% 이상 줄어든다.
이와 함께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5%로 저성장을 지속했다. 아울러 고용지표 등 경제지표 부진으로 당초 6월로 예상된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더 미뤄질 것이란 전망도 금리인하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7.1%나 줄어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국내총투자율(27.4%)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2분기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소비자물가도 지난달 다시 0%대로 떨어졌다. 전년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0.8%에서 2월 1.3%로 오른 뒤 3∼4월 1.0%를 유지했으나 5월 0.8%로 내려갔다.
기준금리가 연 1.25%로 떨어지면서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은 낮아졌지만 한은이 대외변수라는 적지 않은 위험을 무릅쓰고 선제 인하 카드를 꺼내 든 만큼 금리 인하의 충분한 효과를 위해서 한 번 더 금리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은은 "기업 구조조정 진행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중기적 관점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접근하도록 하는 동시에 금융안정에 더욱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