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협동조합 67] 숯내고마리성남환경교육협동조합 '환경생태교육 전문가집단'

임혜현·백유진 기자 기자  2016.06.08 15:59:58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숯내고마리성남환경교육협동조합(이하 조합)은 경기도 성남시를 관통해 흐르는 탄천의 순우리말 이름인 '숯내'와 식물 '고마리'를 합쳐 지은 이름이다.

고마리는 물을 정화하는 식물로, 지역의 하천과 습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를 물씬 풍긴다. 환경교육을 지향하는 단체의 성격을 잘 반영한 작명인 셈이다.

이곳은 성남환경운동연합(이하 연합)을 모태로 해 탄생했다. 연합 내부 교육을 맡은 팀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활동 폭이 넓어지면서 연합과 별도의 조직으로 운영된 것.   

특히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국가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를 통해 계약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비영리민간조직인 연합의 틀만으로는 보다 전문적이고 활성화된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어 환경교육에 특화된 전문조직을 꾸리게 된 것이다.

2014년 10월 조합인가를 받은, 길지 않은 내력에도 확고한 위상과 조직력을 갖춘 데에는 이 같은 탄탄한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수익은 100% 환원-기부가 원칙

26명의 환경 강사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활동하면서 △학교 환경생태교육 △유아 환경생태교육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숲틈 세밀화 동아리 △은새나래 탐조 모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그중 '조합 활동의 꽃'은 역시 학교 환경생태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 강사 중에는 성남시 거주자가 아닌 사람들도 있지만, 이 지역 공동체를 기반으로 마을 환경을 주제로 다룬다는 맞춤형 프로그램과 사람들 간의 정이 좋아 열의를 갖고 활동하면서 끈끈한 결속력을 이어오는 중이다.

마을 환경을 소재로 학교 안에서의 교육을 통해 환경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활동은 조합원들이 가장 잘할 수 있고 관심을 끝없이 기울이는 영역이다.

해마다 조합원들은 총회에서 올해는 몇 군데의 학교 환경생태교육을 진행할지 미리 계획을 세운다. 의뢰가 들어오는 학교마다 규모와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교육 포맷으로 공장에서 찍어내듯 교육을 준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한 학년의 수업을 의뢰하는 경우와 전교생의 환경 교육을 요청하는 경우, 또 같은 학교별로도 어느 계절에 나가느냐에 따라 경우의 수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하게 바뀐다.

학교 환경생태교육은 해마다 15개교 정도 진행한다. 또 다른 영역인 방과후학교에도 진출, 조합원들의 교육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 방과후학교 수업은 2건을 맡아 환경 강사들이 학생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전달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학교 환경생태교육은 학교 교과와 연계해 전개하기 때문에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베테랑 환경 문제 경력자가 나선다. 유아 환경교육이나 유아 숲체험, 방과후학교 등 다양한 과정에서 노하우를 쌓은 후 학교로 투입되는 구조다.

이렇게 차근차근 쌓아올린 노하우와 전문 환경 강사들이 있기에 도시환경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아이들과 야외에 나갈 수 있고, 제한된 인프라를 활용해 교육을 펼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조합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조합은 교육활동으로 발생하는 수익의 일정 부분을 강사료로 지급하는 것을 원칙 삼는다. 조합도 한 조직이기에 각종 운영비와 세금이 발생하는데 수익 중 일부를 떼어 이를 충당하고, 나머지는 연합에 후원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별도의 외부 후원자를 두는 협동조합도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구조를 택한 이유는, 이익금 배당은 별도로 없지만 최대한 조합원인 환경 강사들에게 활동비에 해당하는 수익이라도 보장해주기 위해서다.

이는 열정만으로 모든 것을 자비를 통해 해결하며 활동에 매달리지 않고도, 환경교육이 이익을 추구하는 수단이 되지 않고 순수한 목표 그대로 남을 수 있다는 절묘한 방식이기도 하다. 때문에 내부 만족도도 높다.

지속가능한 활동, 경력단절 일자리 마련 측면도

특히 조합원들인 환경 강사들은 목돈을 벌 수 있는 일이 아님에도 높은 활동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시민사회운동인 동시에 학생 등에게 친환경 마인드를 키워준다는 별도의 보람이 크기 때문이다.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측면을 조합 안팎에서 기대하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다.

각 교육대상과 학교별 상이점이 많지만 조합원들은 이를 분담해 차질 없이 교육하고, 교재 연구와 콘텐츠 등은 환경교육 석사과정까지 마친 회원을 중심으로 함께 머리를 맞대 마련한다.

이런 시스템은 조직 내 일종의 동아리가 가동되는 데에도 큰 힘이 된다. 환경을 주제로 다룰 때 필요한 능력인 세밀화를 연구하는 동아리가 있으며, 생태 모니터링과 새를 관찰하는 탐조작업에 관심 있는 조합원들도 활동하고 있다.

취미가 곧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한 스터디이고, 스터디를 통해 즐거움을 얻는 순환구조인 셈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강사를 초빙해 특별교육을 받기도 하면서 서로 각자의 능력을 나누고 있다.

지금까지 활동으로 조합 조직은 안정궤도에 올랐고, 새로운 환경 강사를 육성하는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상황이다. 조금씩 조합원이 늘고 있는 만큼, 조합의 환경교육 활동에도 한층 물이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조합 관계자는 "이런 서로의 감정 부딪힘이 좋다"고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조합원들이 긴밀하게 어우러지며 서로 돕는 과정을 통해 환경 문제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한층 더 강화된다는 역설이다.

아울러 "조합이 잘 할수록 연합이 갖는 파급력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서로 공존하는 관계이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만큼 노력할 것"이라며 "연합이 발전하는 데 조합이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는 포부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