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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139] 컬처앤유 "문화예술로 세상에 온기를…"

국내 유일 순수 예술 에이전시 "누군가를 바꿀 가슴 벅찬 공연 선보일 것"

하영인 기자 기자  2016.06.07 11: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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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초등학교 5학년 때 2000석 규모 국립발레단 공연을 봤어요. 수많은 관람객 중 한 명이 저였죠. 그 공연을 보고 제 인생이 바뀌었어요. 예술가의 공연이나 체험활동을 통해 누군가는 분명 변합니다. 하는 사람이 행복하면 보는 사람도 행복하고,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요. 당신은 지금 굉장히 멋진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만난 박정수씨는 따듯한 웃음을 머금고 예술인들이 자랑스럽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어린 시절 한 편의 공연으로 품게 된 그의 열정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문화예술로 조금 더 따듯한 세상'이라는 미션 아래 문화예술의 평등성을 추구하는 예비 사회적기업 '컬처앤유'의 대표다. 

컬처앤유는 지난 2013년 7월 설립 뒤 전시, 행사 대행부터 △문화예술공연업 △교육업 △콘텐츠개발업 등 국내 유일 순수 예술 에이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컬처앤유에서 박정수 대표를 만나 국내외를 아우르는 이들의 희망찬 행보를 들여다봤다. 

◆"문화 있는 일상" 외국팀 내한공연, 국내팀 해외 초청 공연도

중학교 2학년 때 무용을 시작한 그는 20여년 뒤 직업무용단체에 몸을 담았다. 하지만 어느덧 친구, 선·후배 등 그의 주변인 대부분이 자기가 좋아하는 무용을 하고자 다른 일들을 병행하면서 경제적인 부분을 해결하고 있었다. 

그 역시 몸이 아닌 말로 무용을 하는, 매너리즘에 빠진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됐다. 이런 자신의 모습을 벗어나 예술가들이 예술만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는 박정수 대표.

그는 "모두 무용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이론이나 기획 부분에서 취약한 면이 있었다"며 "이 부분에 내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직업무용단을 퇴사함과 동시에 창업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12년 2월 '댄스팩토리'로 첫발을 내딘 컬처앤유는 이듬해 7월 정식 법인이 됐다. 그러다 올 초 무용중심 콘텐츠에서 우리 사회 전반에 문화가 있는 일상을 만들어가는 기업의 이미지를 명확히 하고자 지금의 컬처앤유로 사명을 바꿨다.

컬처앤유는 전시, 행사 대행부터 △문화예술공연업 △교육업 △콘텐츠개발업 △사회서비스업 등 문화예술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박 대표는 "사업기획팀, 경영지원팀, 콘텐츠개발팀 등 상시근로자 3명을 포함한 5명의 직원이 누군가에게 가슴 벅찬 감동의 공연을 선보이고자 열과 성의를 다하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컬처앤유는 현재 '2016 한국콘텐츠진흥원 사회공헌사업'을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또 하나의 사업으로 '문화역 서울 284 복숭아 꽃이 피었습니다' 중 호주 공연단체 원스텝의 장소특정형공연 '업사이드다운 인사이드다운'을 오는 26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매주 목·금·토·일요일 전개한다.

특히 이 같은 외국팀들을 섭외해 국내에서 공연하거나 우리나라 팀들과 협력, 다시 해외로부터 초청을 받는 경우는 컬처앤유의 자랑이기도 하다. 

이에 매해 해외공연을 기획, 운영하며 지난 2014년 우즈베키스탄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스페인, 필리핀에서 공연한 바 있다. 올 하반기에는 리투아니아, 슬로바키아 등에서 초청이 들어와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익보다 사회공헌 우선… 한 고비 넘기면 더 큰 성장 이룰 것

박 대표는 프리랜서 시절, 개인시간도 없이 공연과 강의 등 일주일에 8개 일정을 소화하며 한 달에 500만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다. 

비록 지금은 안정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없지만, 컬처앤유를 통해 더 큰 뜻을 품게 됐다고 한다. 이는 함께 무용하는 동료이자 든든한 조력자인 부인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아마추어 순수 예술인까지 챙겨주는 곳은 없다"며 "그들의 실정을 잘 알고 조언해주고 방향을 잡아주는 순수 예술 에이전시는 국내 컬처앤유가 유일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이는 많은 예술인이 컬처앤유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컬처앤유의 주요 수익 아이템은 전시, 행사 운영과 축하공연 콘텐츠, 민간기업 대상 맞춤형 문화예술교육 등이다. 

그러나 이익보다는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하는 컬처앤유는 실질적인 이윤은 많지 않다. 무료 또는 수익이 적은 사업도 개의치 않기 때문.

"문화공연을 한 번도 못 본 아이들이 현대무용, 발레 등을 볼 때 제가 더 행복해요. 이 시간에 기업 행사로 돈 버는 것을 택할 수도 있지만, 그들의 눈빛을 보면 할 수밖에 없죠. 절대 끊을 수가 없어요."

심지어 결손금도 생겼다. 지난해에는 한 달 수입이 1원도 없는 달이 있었고, 3개월 새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그만큼 국가적 재난이나 사회 분위기에 따른 기복이 심한 편이다. 

박 대표는 "2014년도 세월호 참사, 지난해 메르스 사태 등 매해 문화예술계가 침체돼 고비였지만, 조금씩 성장하며 잘 이겨냈기에 지금의 컬처앤유가 존재한다"라고 돌이켰다. 

매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억 단위 연매출을 올리고 있는 컬처앤유. 박 대표는 지금의 위기를 넘기고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사회적인 약자나 소외계층에게도 문화예술이라는 즐거운 경험을 누릴 기회를 주고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공연이 가능한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문화예술가들에게 꼭 필요한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