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식 기자 기자 2016.06.01 11:21:45
[프라임경제] 국산 중형 세단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기존 대표 중형 세단 쏘나타(현대차)와 K5(기아차)가 새롭게 출시한 말리부(한국GM) 및 SM6(르노삼성)와의 치열한 경쟁이 좀처럼 식을 줄 모르는 상황이다. 이 중 완성도 높은 품질을 자랑하는 르노삼성자동차 SM6는 소비자 사이에서 꾸준한 관심을 끌면서 브랜드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 신차효과가 막바지로 치닫는 SM6이 과연 현재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지난 2014년 QM3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던 르노삼성이 이번엔 중형 세단 SM6로 다시 한 번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물론 세간에선 이미 유럽에서 '탈리스만' 이름으로 팔리던 모델을 국내 상황에 맞게 약간 변형만을 주고 고스란히 출시된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르노삼성 측은 시장의 판을 뒤흔들며 브랜드를 먹여 살릴 모델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SM6는 사전 계약 실시와 함께 돌풍의 바람을 불러오면서 중형 세단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가져왔다.
하지만 신차 효과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과연 SM6가 향후에도 꾸준한 판매를 유지할 수 있을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시승 모델은 중형 세단 기본성능을 갖추면서도, 차별화된 초기 가속력과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으로 편안하고 즐거운 드라이빙을 선사하는 2.0 GDe 모델이다.
코스는 일산 라페스타를 출발해 △자유로 △올림픽대로 △과천대로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를 거쳐 수원 KT위즈파크에 도착하는 왕복하는 총 120여km 거리다. 주행성능과 승차감을 테스트하고자 고속도로와 국도, 비포장 도로 등 다양한 노면상태를 체험했다.
◆낮고 넓은 차체…독창적이고 강한 개성
낮으면서도 넓은 차체가 인상적인 SM6의 전체 외관은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주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연출할 만큼 독창적이고 개성이 강하다. 차체 크기도 △전고 1460㎜ △전장 4850㎜ △전폭 1870㎜으로, 여기에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2810㎜)는 상위 모델인 SM7과 같고, 쏘나타와 K5보다는 5㎜ 길다.
전면부는 그릴 중앙 '태풍의 눈' 엠블럼과 ㄷ자 형상 LED 주간주행등 조화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엠블럼은 낮은 전고와 어우러져 스포티함과 함께 균형 잡힌 안정감을 준다.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유선형 루프라인이 인상적인 측면 디자인에선 윈도우 라인의 크롬 때문에 고급스런 분위기까지 느껴진다. 후면부에선 견인 고리가 안 보이도록 깔끔하게 처리된 '분리형 후방 견인 고리'가 인상적이며, LED가 적용된 리어램프는 시인성이 높다.
반면, 감성적이면서도 고급스런 인테리어는 운전자로 하여금 재미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태블릿PC처럼 큼지막하게 센터페시아 중앙에 자리 잡은 8.7인치 풀 터치스크린이다.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에 르노삼성이 SK텔레콤과 공동 개발한 S-링크 시스템으로 전화나 문자, 음악, 그리고 내비게이션 등 여러 장치를 조작할 수 있다.
아울러 가죽소재가 적용된 대시보드는 스티칭을 적용해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한층 배가시켰다. 운전석에 앉으면 세미 버킷 시트가 뛰어난 착좌감을 자랑하고, 국내 최초로 도입된 7인치 TFT 계기판도 뛰어난 시인성을 자랑한다.
571ℓ 용량의 트렁크는 각진 공간이 딱히 없어 활용도가 좋고, 골프백 4개를 한 번에 실을 수 있으며, 트렁크 바닥을 열면 여분의 타이어를 넣는 공간에 숨겨진 수납공간이 나온다.
◆묵직한 출발…브레이크 성능 '출중'
시동을 걸면 낮고 묵직한 엔진음이 잠깐 느껴질 뿐, 금세 조용해진다. 엔진 시동이 걸린 채 저회전수로 동작하고 있는 엔진 아이들링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조용하게 들리는 엔진음과 달리 가속페달을 밟으면 민첩한 반응을 뽐내며 탄력 있게 튀어나갔다.
가속페달에 발을 얹으면 묵직함이 먼저 감지된다. 출발 시 반응성이 지나치게 민감하지 않아 은근한 힘이 느껴지는 게 중형 세단에 어울리는 무게감이다. 하지만 고속도로에 진입한 차량은 묵직한 안정감과 함께 어느 순간 계기판이 160㎞/h까지 막힘이 없다.
2.0 GDI 엔진을 탑재한 2.0 GDe 모델은 독일 게트락사 첨단 7단 DCT와의 최적의 조화로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0.6㎏·m의 성능을 발휘하지만 9.8초의 제로백이 옥에 티다. 실제 스포츠 모드에서의 실주행에서도 초기 가속력이 다소 아쉬웠으며, 100㎞/h을 달리기 위해 급가속을 하면 엔진회전수가 5000rpm까지 올라갔다.
물론 컴포트나 에코 모드 주행은 매우 여유로우면서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며, 웬만한 오르막길에서도 전혀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다.
아울러 SM6는 흡음재를 대거 채택하면서 170㎞/h 고속주행에서도 음악을 듣는 데 전혀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풍절음이나 노면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외부소음을 차단하는 창문 몰딩도 한몫 톡톡히 한 느낌이다.
무엇보다 주행모드에 따라 △스포츠모드 레드 △에코모드 그린 △컴포트모드 블루로 디스플레이는 물론 실내 분위기까지 달라져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고속에서 차선 변경 때도 차체 쏠림현상이 매우 제한적일 만큼 차체 흔들림도 거의 없고, 뛰어난 접지력을 제공해 안정감이 일품이다. 끼어드는 차량만 아니면 속도를 더 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높은 안정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코너링에서 발휘되는 안정감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감까지 선사할 정도로,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에게도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와인딩 구간에서 고속을 유지하면서 통과를 해도 쏠리지 않고 탁월한 코너링 성능을 발휘했고, 핸들 복원력이 뛰어나 커브길이 끝나면 순식간에 정중앙 위치로 돌아왔다.
브레이크 성능 역시 출중하다. 편안한 승차감에 스포티한 배기음과 서스펜션을 조합해 우아하면서도 여유로운 드라이빙을 가능케 했다.
총 120㎞의 시승코스를 두 시간 남짓 운전한 SM6 연비는 11.5㎞/ℓ. 복합 공인 연비가 12.3㎞/ℓ(16·17인치 타이어 기준)지만, 급가감속 주행과 과격한 코너링 등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최근 국내 중형 세단시장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가운데 SM6가 적지 않은 판매를 기록하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과연 신차효과가 막바지로 치닫는 SM6이 현재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