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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친환경차, 보행자 안전에는 '적신호'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조사 결과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1.6배 사고율 높아

황이화 기자 기자  2016.06.01 11: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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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등 저소음 차량이 보행자들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1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발표한 '저소음 차량의 보행자 안전 영향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친환경 자동차가 저속 운행을 할 때 보행자가 소리로 인지할 수 있는 거리가 약 30% 줄어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보행자 사고율도 높았다.

연구소는 지난 2년간 현대해상의 고객사고 23만4167건의 통계를 분석하고 하이브리드차와 내연기관 자동차의 소음 크기 현장실험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차량이 주로 저속으로 주행하는 이면도로와 주차장에서 하이브리드차의 사고율은 5.5%로,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인 가솔린차 3.5%, 디젤차 3.5%보다 1.6배가량 높았다.

특히 이면도로에서 하이브리드차에 의한 사고는 10세 이하 어린이(10.1%)나 60세 넘는 고령자(20.2%)군에서 높은 수준이었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의 친환경 자동차는 시속 30㎞ 이하 저속 주행할 때 엔진을 가동하지 않고 전기모터만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차량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연구소는 친환경 자동차의 '조용한 특성'이 보행자 사고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가정, 이를 입증하기 위해 이면도로에서 친환경 자동차의 소음 크기와 보행자의 인지 수준 등을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면도로를 하이브리드차량이 시속 30㎞ 이내로 지날 때 측정된 소음의 크키는 67.9㏈(데시벨)로 차량이 다니지 않을 때의 65㏈보다 3㏈ 정도밖에 높아지지 않았다. 반면 가솔린차의 소음은 72.6㏈, 디젤차는 83.8㏈로 더 컸다.

안대를 한 상태에서 뒤에서 오는 차량의 소리가 들리는 순간의 거리를 측정한 실험에서 하이브리드카의 평균 인지 거리는 13.3m였다. 가솔린차의 인지거리보다28.6%, 디젤차의 인지거리보다 41.2% 짧아졌다.

해외에서는 이같은 저소음이 보행자 안전에 위협적이라는 것을 인지해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본은 하이브리드차에 보행자에게 소리를 알리는 '접근통지음'을 2018년부터 의무적으로 탑재토록 할 방침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친환경 자동차가 급속히 늘어나는 만큼 관련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