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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정 양립' 근로자 만족도·기업 생산성 ↑

고용노동부 '제16회 남녀고용평등 강조기간' 기념식 성료

김경태 기자 기자  2016.05.30 12: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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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금 우리 사회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급격한 고령화, 저성장의 위기를 뛰어넘을 새로운 활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여성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고 남녀 모두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는 사회'가 미래의 국가 경쟁력을 넘어 생존을 좌우하게 될 과제가 됐다. 이에 정부는 여성인재 활용을 높이고 저출산의 고리를 끊기 위해 남녀 모두의 일·가정 양립을 정착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이런 정부 노력에 발맞춰 함께하는 기업이 있다. 이에 정부는 '남녀고용평등 강조기간 기념식'을 개최해 이들 기업을 포상했다. 

#. 자동차 수리공구를 제작하는 중소업체 민수홍 프론텍 대표는 그간 외국인과 용역·일용직을 채용해 일을 맡겼지만 생산성이 오르지 않자 고심 끝에 이들 자리를 경력단절여성과 시간선택제로 채용했다. 그 결과 시간당 생산성 68% 증가, 고용 창출 20여명 등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5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에서 '일·가정 양립이 기업 경쟁력이다'를 주제로 '남녀고용평등주간 기념식'을 개최하고, 남녀고용평등 유공자와 우수기업에 대해 포상했다.

올해로 16회째를 맞이한 '남녀고용평등주간 기념식'은 매년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를 통해 남녀 모두가 가사에 대한 부담 없이 역량껏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한 개인과 단체를 포상하고, 일과 가정이 공존하는 고용문화 정착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권용현 여성가족부 차관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 △김영배 경총부회장 △여성단체 등 유관기관 대표와 △한국인사조직학회 △기업 인사담당자 △남녀고용평등 유공자 및 우수기업 대표 등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남녀고용평등 유공자 및 우수기업은 △전환형 시간선택제 △남성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 핵심정책을 적극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사의 생산성을 제고하는 기업과 근로자가 모두 윈-윈 하는 모범사례를 중점 발굴·선정했다. 

이번 행사는 1부 유공자 및 우수기업 표창과 2부 '일·가정 양립 컨퍼런스'로 진행됐다. 먼저 유공자 표창에서는 민수홍 프론텍 대표가 훈장을 받았고, 유원호 에어코리아 대표가 포장을 받았다. 

이어 이원준 KT상무 외 2명이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고, 성병주 대자인병원 행정부장과 이은영 KT노동조합대구지부여성국장이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또 석준호 원마운트 대표를 비롯한 4명이 장관상을 받았다. 

우수기업은 총 24개 기업이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상을 표창을 받았고, 콜센터 아웃소싱기업으로는 △서비스탑 △제이앤비컨설팅 △부일정보링크 △한국고용정보 등 4개 기업이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오늘 수상한 유공자·기업은 일·가정 양립제도의 현장 정착을 어렵게 하는 이른바 '사내 눈치법'에도 불구하고 일·가정 양립 직장 문화로 기업을 혁신하고 생산성 향상까지 이룬 모범 사례"라며 "이런 사례와 컨퍼런스에서 논의된 내용을 확산시켜 일하는 엄마, 육아하는 아빠가 행복한 사회가 되도록 다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일·가정 양립', 직장 내 품앗이로 받아들여야

이어 2부에서는 '일·가정 양립 컨퍼런스'에서는 장은지 맥킨지 이사가 기업 생존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 확산의 필요성을 다룬 '일·가정 양립과 기업 경쟁력 간의 긍정적 관계'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또 실제 일·가정 양립제도를 도입·실행해 기업 성과를 향상시킨 사례가 소개됐다. 

이어 중앙대학교 김효선 교수가 '일·가정 양립제도 활용 시 주의해야 할 함정'을 주제로 균형 잡힌 직장 유연성에 대해 설명하며 일·가족 양립을 위한 체계적 조직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조직으로의 변화를 위해서는 조직의 근무 유연성을 부여하는 업무구조와 인사관리제도의 변화인 '구조적인 변화'와 지원적인 상사나 조직분위기와 같은 작업장의 사회적·관계적인 지원인 '문화적인 변화'가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다음으로 '국내외 일·가정 양립 및 다양성 관리에 대한 트렌드 및 우수기업 사례'에 대한 발제가 이어졌다. 

특히 이번 남녀고용평등 유공자 및 우수기업 4곳인 △프론텍 △롯데그룹 △대웅제약 △에어코리아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한 사례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남녀고용평등 및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가 효과적으로 안착되기 위한 공통적인 핵심성공요인으로 CEO의 굳건한 의지와 믿음, 일방적 추진이 아닌 구성원들의 참여, 근로자와 기업의 윈-윈 전략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강혜정 노사발전재단 컨설턴트는 '일·가정 양립 분야'에 대해 대웅제약과 에어코리아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했고, 김성식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은 '다양성 관리 분야'에 대해 롯데그룹과 프론텍 사례를 중심으로 발제했다. 

끝으로 '남녀고용평등, 일·가정 양립과 기업 경쟁력 간의 시너지 효과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좌장으로 펼쳐진 토론에는 △나영돈 청년여성고용정책관 △이경상 대한상의 본부장 △이상철 경총 사회정책본부장 △정용영 노사발전재단 일터혁신본부장 △권혁 교수 △성상현 교수 △김효선 교수가 토론자로 나서 열띤 토론을 펼쳤다. 

권용현 여성가족부 차관은 "일하는 부모가 늘고 자녀와 정서적 유대가 중요해진 사회적 변화 속에서 이제 일·가정 양립은 모든 일하는 부모들의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해법이 됐다"며 "여성인력의 활용이 기업의 성과로 연결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례와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권 차관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서도 기업 내 성별이 복합적일수록 더 나은 성과를 달성하는 데 유리하다는 설문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며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가 기업에게 더 이상 비용이 아닌 성장 전략 차원에서 논의돼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저출산과 낮은 여성 고용률에 직면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은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하는 숙제"라며 "일종의 '직장 내 품앗이'로 받아들이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이 장관은 "회사 차원에서도 일과 가정 양립이 잘 돼야 직원들 만족도와 생산성이 높아지고 국민 이미지도 좋아진다는 점을 인지하고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며 "주 5일 근무가 하나의 문화가 됐듯 육아를 위해 단축근무를 하거나 휴직을 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러운 일이 되기 위해 전 부처가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