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희귀난치성질환 '강직성 척추염'. 이는 척추에 염증이 발생하고 점차 척추 마디가 굳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우리 몸의 면역계에 이상이 생겨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류마티스 질환의 일종으로, 아직 강직성 척추염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신약 등 끊임없는 연구·개발 성과로 초기 발견 시 완치에 가까운 치료가 가능하며 진단 시기가 늦어졌더라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도록 치료술을 펼치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상훈 류마티스내과 교수를 만나봤다.
◆양측 엉덩이 번갈아 아프다면 '강직성 척추염' 의심
강직성 척추염은 우리 몸의 아래(엉덩이뼈)서부터 위(목뼈)로 서서히 진행되는 병이다.
때문에 초기에 가장 분명하고 확실한 증상은 허리와 골반이 연결되는 관절인 '천장관절'의 염증으로 인한 증상이다. 특징적으로 양측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번갈아 오고 통증이 왔을 시에는 걷지 못할 정도로 아프다가도 멀쩡해지는 증상이 반복되면서 서서히 관절을 파괴한다.

일상생활이 불편해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을 먹으면 상태가 호전된다. 소염제와 항염제 등을 복용해 병의 경과가 천장관절에서 멈춘 이도 많을뿐더러 5~10년 후 약을 끊거나 간헐적으로 먹어도 어느 정도 유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병은 초기 통증을 참고 넘기면 척추 마디가 굳는 단계에서는 아프다기보다 뻣뻣해지는 증상으로, 척추가 다 굳어도 "운동을 안 해서 그런가 보다"라고 넘기기 쉽다.
목이 불편해질 때 내원하면 이미 약으로는 효과를 보기 힘들다. 안 굳은 마디는 약을 써서 유지할 수 있지만, 뼈가 굳기 시작한 마디는 막을 방도가 없기 때문.
이상훈 교수는 "말기 환자의 경우 척추가 모두 굳게 되면 허리를 굽히지 못해 신발이나 양말을 신기 어렵다"며 "이 외에도 승용차를 탈 때 굽히지 못한다거나 뒤돌아볼 때 몸 전체를 돌려야 해 운전이 힘든 점 등의 애로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자세가 나빠 허리가 굽혀진 상태로 굳으면 똑바로 누운 상태로 잠잘 수 없고 숨쉬기도 어려울뿐더러 소화 장애로 식사도 힘겨워 누워 지내기도 한다. 최악의 경우 충격에 약해 가벼운 교통사고나 아래를 못 보고 어딘가에 걸려 넘어지는 것만으로도 경추(목등뼈)가 골절될 수 있고 이로 인한 전신마비가 올 수 있다.
한편, 강직성 척추염 검사 방법은 △유전자혈액검사 △X-선 검사 △MRI 검사가 있다. 이때 혈액검사는 특정 백혈구 혈액형 타입인 HLA-B27이라는 유전인자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해당 유전인자 보유자는 일반인보다 강직성 척추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10배가량 높다.
이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이 의심된다면 먼저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90%가 HLA-B27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 따른 맞춤 운동, 평생 꾸준히 해야"
강직성 척추염은 염증을 제거할 수는 있지만 완치가 되지 않아 관절의 운동범위를 유지하기 위한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진행 정도에 따라 다른데, 초기 단계일 때는 평생 할 수 있는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 되고 요가와 같이 관절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 좋다.
척추의 강직이 이미 진행됐다면 척추가 굽어지지 않고 폐활량이 줄지 않도록 자세를 잡는 운동에 집중해야 한다. 충격에 골절이 올 수 있으므로 수영처럼 하중이 덜 가해지는 운동이 적합하다.
평소 습관도 무척 중요한데 폐활량을 유지하기 위한 심호흡과 금연, 척추의 변형을 막고자 비교적 딱딱한 매트에서 최대한 낮은 베개로 잠을 자도록 한다. 또 고개를 숙이고 장시간 앉아 있거나 모니터를 오래 보면 목이 굳을 수 있으니 주기적으로 스트레칭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교수는 "식이 요법은 현재 크게 질환 자체 증상에 영향을 주는 것은 없으나 이 질환의 면역학적 기전에 따라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같은 식이가 도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 기준 환자 규모 3·4만명…강직 환자 비율 10%로 감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강직성 척추염 환자 수는 약 3만8500명이다. 특히 이 가운데 10대 후반~30대 젊은 남성 환자가 많았으며 남성이 여성보다 3배에서 7배가량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교수가 담당하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1년 단위로 1500여명에 달한다. 이 중에서 약이 안 받는 사람은 10명 이내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병명이 강직성 척추염이라 처음 진료하는 환자들은 무서워하지만, 실제 강직되는 환자는 옛날 기준 30%에서 현재 10% 정도"라며 "신약을 쓰면 5% 이내일 것"이라고 예견했다.
약 15년 전 개발된 신약이 활발하게 쓰인지 불과 10여년이 흘렀다. 또 여러 신약이 임상 중이며 20~30년 후에 봤을 때 초기부터 신약을 써온 환자들은 강직되는 경우가 거의 없을 것이란 견해다.
따라서 이 교수는 "실제로 약물치료도 매우 간단하고 반응도 좋아 척추 강직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며 "경각심을 가지고 치료를 잘해야 할 필요는 있으나 꾸준하게 관리하고 치료받으면 일상생활에 지장 없을 정도로 잘 살 수 있으니 이제 난치병이라고 하기에는 좀 궁색한 질환"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