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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 "피해자 3명뿐, 왜 정부 통계 안 믿나"

가습기살균제 참사, 사과보다 앞선 볼멘소리

이수영 기자 기자  2016.05.27 08: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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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가습기살균제 참사 연루 제품인 애경 '가습기메이트'와 이마트 PB상품 '이플러스'의 실제 제조사 SK케미칼(006120) 관계자가 "우리 제품으로 숨진 피해자는 세 명뿐"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SK케미칼이 참사와 관련해 제조사로서 피해자 규모를 비롯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피해자 단체는 관련 제품으로 37명이 목숨을 잃었다 주장하고 있어 사과나 유감표명도 없이 피해 규모를 축소하려한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26일 프라임경제와의 통화에서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CMIT/MIT 원료 제품을 쓰다 사망한 사람은 세 명뿐"이라며 "37명이 숨졌다는 것은 피해자 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업체가 제시한 통계는 문제가 된 가습기살균제 12개 제품 중 CMIT/MIT 원료의 제품만 단독으로 쓴 경우로 대상을 제한한 것이다. 제품 특성상 브랜드 충성도보다 판촉(판매촉진) 행사 등을 통한 구매가 일반적이어서 여러 제품을 중복 사용한 피해자가 대다수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보수적인 접근이다.

이 관계자는 또 "이미 피해자들에게 정부가 지원금을 집행하고 있고 이 부분은 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해 보상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 수치가 가장 객관적인 집계인데 왜 피해자 입장만 대변하느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참사 이후 정부의 피해 실태조사가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피해 원인 물질로 일부만 인정해 상당수 피해자가 외면당했고 피해 증상 역시 폐질환으로 한정, 천식이나 간경화 등 다른 발병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와 환경부가 2013년 7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총 530명을 조사했지만 정부지원금 대상으로 확정된 것은 절반도 채 안 되는 221명(41.7%)에 불과했다. 이 중 사망자는 95명이었다.

무엇보다 살균제 원료를 직접 생산했고 가습기살균제 최초 개발이라는 '원죄'가 있는 SK케미칼이 정부 조사를 근거로 구상권을 언급하는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겉으로는 도의적인 유감을 표하고 뒤로는 책임전가와 축소로 일관한 일부 가해업체들의 민낯과 다르지 않은 태도기도 하다.

특히 SK케미칼을 비롯해 가습기 살균제 참사 가해자들이 정부와 구상금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태 해결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되는 상황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피해자 221명 중 203명에게 지난달까지 총 37억5000만원이 우선 지급됐다. 이 돈을 충당하기 위해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제조사와 판매사 14곳 중 구상금을 완납한 산도깨비를 제외한 13개사에 대해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업체는 SK케미칼을 비롯해 △옥시레킷벤키저 △롯데쇼핑 △홈플러스 △애경 △이마트 △GS리테일 △퓨앤코 △홈케어 △한빛화학 △제너럴바이오 주식회사 △세퓨 △용마산업사 등이다.

환경부는 지난달 25일부터 4차 피해신청을 접수받고 있으며 올해 4분기부터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피해자와 지원규모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