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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27명 죽인 '가습기메이트' SK케미칼 작품이었다

애경은 판매만…'10명 사망' 이마트 PB도 완제품 공급

이수영 기자 기자  2016.05.26 15: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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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K케미칼(006120)이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해 애경과 '끈끈한' 관계에 있다는 정황과 함께 참사 책임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SK케미칼은 지난 1990년부터 1993년까지 공업용살균제 자체개발 연구를 진행했다. 공교롭게도 연구 종료 이듬해 유공바이오텍(현재 SK이노베이션)이 세계 최초의 가습기살균제를 시장에 선보였는데 제품 이름은 '가습기메이트'다. 27명의 목숨을 앗아간 애경의 '가습기메이트'는 이렇게 태어났다.

지난해까지 진행된 1·2차 정부 조사 결과 이 제품은 128명의 피해자를 냈고 이중 27명이 숨졌다. 애경 관계자와 업계에 따르면 10명의 사망자를 낸 이마트 PB제품 역시 SK케미칼이 같은 성분으로 만든 완제품을 상표만 바꾼 것이다.

회사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3월까지 산업용(공업용)살균제 및 수처리제 제조는 SK케미컬의 주요 사업 영역이었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 위험성이 본격 제기된 이후인 2013년부터 관련 문구는 사라졌다.

◆말할 수 없는 "I'm Your Father"

SK케미칼과 애경의 인연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애경산업이 SK그룹 계열인 동산C&G로부터 가습기메이트 판권을 사들였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권고를 받은 2011년까지 판매했다.

2002년 제조물책임법(Product Liability Law·PL법)이 시행되면서 제품 문제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모든 책임은 제조사가 진다. 애경과 SK케미칼은 '제공한 상품 원액의 결함으로 인해 제3자의 생명, 신체, 재산에 손해를 주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SK케미칼이 전적으로 책임을 지며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추가했다.

애경이 "'제조사'인 SK케미칼로부터 완제품을 받아 판매했지만 2011년 자발적으로 회수했으며 '판매원'으로서 법적책임이 있다면 충실히 임하겠다"며 선을 그은 것은 SK케미칼의 책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PL법은 소비자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법적 안전장치지만 SK케미칼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이 같은 태도는 정부가 인정한 피해물질에 가습기메이트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PHMG, PGH를 원료로 한 '옥시싹싹' 등과 달리 가습기메이트에는 C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와 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가 사용됐다. 이들 모두 살균제에 포함된 독성 가능 물질이었지만 석연치 않게 당국은 CMIT와 MIT를 원인 물질에서 제외했다. 같은 근거로 검찰 수사대상에서도 빠졌다.

반면 미국 환경보호국(EPA)과 유럽연합(EU)은 1998년 CMIT와 MIT를 유해물질로 지정했다. EPA는 흡입독성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한 평가보고서까지 냈지만 2012년 9월까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눈감고 귀 막은 사이 죽어간 사람들

2011년 공정위가 가습기메이트의 '인체무해' 표시가 허위라며 조사에 나서자 애경은 SK케미칼에 소명자료를 요청했다. 지난달 25일 장하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당시 소명서 내용을 요약하면 제품을 흡입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SK케미칼은 해당 소명서에 "이것(피톤치드)을 흡입할 경우 인체를 공격 중인 각종 병원균들이 사멸되고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줌으로써 삼림욕 효과를 일으킨다" "라벤더향은 화장품의 원료 및 향수로도 쓰이며 두통(해소)이나 신경안정제로도 사용된다"고 명시했다.

문맥상 SK케미칼 측은 살균제 성분이 가습기를 통해 공기 중 분무되며 호흡으로 인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전제로 설명하고 있다. 회사가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면 악의적인 은폐이고 몰랐다면 독성검사에 소홀했다는 근거로 볼 수 있다.

애경은 공정위 조사가 진행되자 제품을 회수했고 당시 SK케미칼에 리콜 책임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CMIT와 MIT가 피해 원인 물질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문제가 없는 유통사가 자발적으로 회수했으니 제조사가 책임질 게 없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SK케미칼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며 답을 피했다.

한편, 피해자들은 가해 업체 10개사 중 8개사가 직접 또는 중간유통사를 통해 SK케미칼이 생산한 살균제 원료를 받아 제품을 생산했다 주장한다.

이들 제품을 쓰다 목숨을 잃은 피해자는 177명, 전체 사망 피해자의 9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