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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 증권매매거래시간 30분 연장

일평균거래대금 약 2600억~6800억원 증가 예상…노조 강력 반대

이지숙 기자 기자  2016.05.24 17: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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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8월부터 증권·파생상품시장의 정규 매매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된다.

한국증권거래소는 24일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및 투자편의 증진을 위해 8월1일부터 증권·파생상품시장의 정규 매매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증시는 2000년 점심시간 휴장(12:00~13:00) 폐지 이후 16년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총 6시간)의 매매거래시간을 유지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는 해외 주요 거래소 대비 정규시장 운영시간의 경우 30~2시간30분 짧고 마감시간도 1시간~2시간30분 빠른 편이다. 실제로 매매거래시간은 홍콩·미국 오후 4시, 싱가포르 오후 5시, 독일·프랑스 오후 5시30분 대비 1~2시간30분 이르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시장본부장은 "짧은 매매거래시간은 투자자의 거래기회를 제약하고 새로운 정보반영 시점을 익일로 지연시키는 등 가격발견기능을 저해하는 문제를 야기한다"며 "특히 중요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의 정보반영 및 연계거래에 큰 걸림돌"이라고 짚었다.

일평균거래대금도 10년간 4조~5조원대로 정체 상태에 머물고 있다. 거래소는 2011년 6조9000억원대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시장성장을 위한 모멘텀 부족으로 침체 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시간대별 거래현황을 살펴보면 U자패턴으로 장초반 30분과 장종료 30분대에서 각각 일평균거래대금의 15%, 13%를 차지한다"며 "여타 시간대 대비 약 2~3배 높은 밀도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화권시장과의 마감시간 불일치로 거래소에 상장된 해외 ETF 상품 등의 괴리 수준도 심각하다는 것이 거래소의 주장이다.

2015년 기준 중국물 ETF의 괴리율을 살펴보면 2% 이상(괴리율 공시의무 발생기준) 괴리가 발생하는 경우는 28%였고, 6% 이상(ETF 유동성 공급자 교체 판단기준)도 4%에 달했다. 현재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물 ETF는 총 8개 상품으로 2015년 일평균거래대금은 약 384억원 수준이다.

거래소 측은 같은 기간 KOSPI200을 추종하는 KODEX200에서는 2% 이상 괴리가 발생한 사례가 전무한 것과 비교했을 때 현재 중국물 ETF의 괴리 수준이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증권시장, 파생상품시장, 일반상품시장(KRX금시장)의 정규시장 매매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단 증권시장 시간외시장의 경우 단축해 증권시장 전체 마감을 기준과 동일한 오후 6시로 유지한다. 이에 따라 일평균거래대금은 약 2600억~6800억원 증가할 것이라는 게 거래소의 추산이다.

거래소는 6월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7월까지 시스템 개발 및 준비를 거쳐 오는 8월1일부터 매매거래시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한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한국거래소노동조합은 24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외환, 증권시장 거래시간 연장 계획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이규호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 본부장은 "한국거래소는 거래시간 연장 계획을 발표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계획을 잠정 보류한 바 있다"고 맞섰다.

아울러 "이는 시장활성화나 개별시장참가자의 요구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요구하는 원화의 환전성 제한을 해소하기 위해 급하게 내놓은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거래시간 연장이 MSCI의 요구사항에 대한 대응이 될 수 없고 증권노동자들의 근로여건의 악화만 가져올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측은 1월 사업계획 발표 이후 금융투자업계 및 시장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으며 근로자의 노무부담 등을 고려해 총 매매거래시간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고 해명했다.

매매거래시간 연장은 MSCI 선진지수 편입 추진과 무관하게 증권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해온 상황이라고도 첨언했다.

김 본부장은 "사실 로컬시장만 보면 실수요 중심이기 때문에 거래시간 연장을 하더라도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ETF, ETN의 중요성이 커지고 중화관 시장과의 관계를 보면 예상외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기 더해 "2014년부터 추진해온 정책으로 2년간 업계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증권산업 근로자들의 근로부담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 감내할 수준이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업계 수익기반 확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노조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