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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혁신경영' 정태영, 현대카드 제2 황금기 불러올까

김수경 기자 기자  2016.05.24 15: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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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카드업계에서 승진 연수 감소, 보고체계 간소화, PPT 금지, 복장 자율화, 점심시간 폐지 등 '혁신경영'을 외치는 이가 있다. 바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다.

최근 들어 정 부회장이 금융권에서 보기 어려운 체계를 만들며 주목받고 있다. 올해부터 모든 직급의 승진연수를 바꾸고 사내 모든 문서에 PPT를 금지했다. 그뿐인가, 직원들의 복장 규정 및 점심시간 폐지 등 상상초월의 체계를 꾸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파격 조치가 오히려 직원들을 압박하는 계기로 작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PPT를 금지시켰어도 상사용, 부회장용 보고 자료를 따로 만들거나 눈치가 보여 결국 정장을 입고 출근할 것이라는 의견 등이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PPT를 만들 수조차 없게 사내 모든 컴퓨터 PPT를 '읽기용'으로 바꿔버리며 이러한 목소리를 단번에 일축시켰다. 복장 자율화 역시 현대카드 본사에 가보면 알 수 있듯이 많은 이들이 면바지, 티셔츠 등 개성 담긴 캐주얼을 입고 출근한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조직 DNA 바꾸기' 경영이 현대카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들어 현대카드 시장 점유율이 줄었을뿐더러 실적 역시 부진하다는 점이 정 부회장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카드 시장점유율은 10.4%로 5위에 밀려났다. 엎친 데 덮친 격, 올 1분기 순이익은 535억8400만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3.81% 감소했다.

더욱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자신만만하다. SNS을 통해 "업계에 내려앉은 안개를 뚫기 위해서는 이제는 다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회사가 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낯설지만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며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음을 보여준 것.

실제 정 부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현대카드의 실적을 상위권으로 올린 현대카드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다. 2002년 현대카드는 전업 카드사 중 꼴찌에 가까운 시장점유율 1.8%였지만, 그의 경영 이후 2012년 11.7%까지 올라갔다.

이 같은 점유율을 찍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정 부회장이 현대카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짚고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기존 카드사에서 볼 수 없었던 디자인의 카드와 뮤직 라이브러리 같은 이색적인 공간, 세계적인 스타 초청 콘서트 및 다양한 컬처 프로젝트 등이 정 부회장 손에서 생겨났고, 결과적으로 '현대카드'다운 카드와 마케팅이라는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렇듯 이미 한 번 현대카드의 황금기를 만든 정 부회장의 새로운 혁신경영이 현대카드 성장의 또 다른 원동력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