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호소엄마 희로애락] 옥시·애경에 덴 엄마, 물티슈를 해부하다

'케미포비아' 시달릴수록 정보 선별해야

이수영 기자 기자  2016.05.20 14:28:15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케미포비아' 또는 '케미컬포비아'로 불리는 화학제품에 대한 공포가 가정은 물론 사회 전반으로 번졌다.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뒤늦게 이슈가 되면서 불거진 필연적인 현상이다. 특히 피해자 상당수가 아이들인 탓에 그 부모들이 느끼는 죄책감은 오죽할까.

가습기살균제 파문 이후 마치 세트처럼 따라 오는 논란의 주인공이 있다. 바로 물티슈다. 아기 키우는 집에서 물티슈의 의미는 특별하다. 살짝 과장하면 '한 번도 안 쓴 엄마는 있어도 한 번만 쓴 엄마는 없을' 정도로 육아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호소네 집에서는 유한킴벌리 '하기스프리미어플러스'를 중심으로, 아벤트코리아 '오가닉소프트데일리케어'는 청소 및 기타 잡다한 용도로 쓰고 있다. 

하지만 최근 호소네 집은 이 같은 이유로 물티슈 군단의 퇴출을 심각하게 고려했었다.

◆안전을 건 무모한 모험?

물티슈 성분 논란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거의 3년에 한 번 꼴로 되풀이됐다. 2011년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처음 부상했을 때 살균제에 쓰인 CMIT(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린), MIT(메칠이소치아졸리논)이 유아용 물티슈에도 쓰인 사실이 드러나 부모들이 경악한 바 있다.

비슷한 소동은 3년 만인 2014년에도 있었다. 한 시사주간지가 물티슈에 들어 있는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Cetrimonium Bromide)가 CMIT, MIT보다도 위험한 독성 물질이라 보도한 직후다.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는 방부제로 샴푸나 린스에 계면활성제로도 쓰이고 피부에 흡수되는 화장품에도 들어간다.

상식적으로 물에 적신 휴지가 최소 1개월 반, 길게는 3년까지 싱싱할 때는 다 이유가 있음을 알지만 '내 자식 피부에 닿는 것'이라는 제품 특수성 때문에 쉽게 넘길 수 없는 문제였다.

매번 반복되는 주장은 불안과 공포를 자극하는 기사의 홍수로 이어진다. 쏟아지는 정보와 보도에 치인 부모들은 늘 당황한다. 다행인 것은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물티슈를 화장품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물티슈를 둘러싼 공방은 '공산품'에 대해 성분 및 함량을 제한할 근거가 없다는 것에서 출발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덕분에 현재 판매 중인 유아용 물티슈들은 사용원료 기준과 품질관리 및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제품들이다. 정부는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성분 1013종과 사용상 제한이 필요한 원료(보존제·색소·자외선차단성분 등) 260종을 지정해 고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물티슈=100% 안전'의 수식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과거 공산품 시절보다 품질관리가 촘촘해진 것, 또 공포와 혐오를 불러오는 독성물질은 그보다 덜 위험한 물질로 대체된 것 정도다. 그럼에도 물티슈의 안전성은 화장품의 그것을 논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는 것이다.

일례로 안전규격을 완벽 통과한 천연화장품이라도 극도의 민감성피부 소유자나 컨디션이 아주 저조한 날 바르면 뾰루지가 창궐한다.

◆'방부제'에 예민하다면 퇴출이 답

다만 호소네집에서 주목한 것은 물티슈에 들어 있는 각종 방부제다. 물은 실온에서 24~48시간 정도면 미생물이 증식하기 시작한다.

앞서 말했듯 물에 젖은 휴지가 수개월, 최대 3년까지 걸레냄새 하나 없이 싱싱하려면 많든 적든 방부제 또는 비슷한 물질이 반드시 필요하다. 일부 '무방부제'를 내세운 제품도 있지만 효과가 약한 유사 방부제를 사용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유통기한이 상대적으로 짧고 쉽게 오염된다.

그만큼 보관과 사용 시 더 신경 써야 하는데 비싼 것은 둘째 치고 편하자고 쓰는 물티슈임을 감안하면 의미는 크지 않다. 현실적으로 '완전 무방부제' 물티슈는 없다고 본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물티슈에 든 방부제는 얼마나 위험할까? 화장품의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자료로 미국 환경연구단체(EWG)의 스킨딥(Skin Deep) 등급이 가장 많이 언급된다. 0~10등급 중 숫자가 낮을수록 안전한데 0~2등급 '낮은 위험', 3~6등급 '일반적인 위험', 7~10등급은 '높은 위험'으로 구분한다.

집에 남아 있는 물티슈 중에서 '가성비'가 좋은 아벤트 제품의 성분표로 스킨딥 등급을 검색하니 0~3등급 수준의 첨가물이 들어 있었다. 2014년 기준 3400억원대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물티슈시장에서 다른 브랜드 제품도 내용물은 대동소이하다. 분유와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천연성분의 식물 추출물 등이 좀 더 들어간 정도로 보면 된다.

여기서부터는 부모의 선택이다. 아무리 위험도가 낮아도 아기 피부에 화장품 성분을 매일 문대는 게 싫다면 과감히 물티슈 쇼핑을 멈추면 된다.

반면 부담을 감수하는 대신 여유를 찾고 싶다면 적당히 쓰면 된다. 요령은 간단하다. 외출 등 부득이한 경우에만 물티슈를 사용하되, 집에 돌아와서 물로 깨끗이 씻어주는 식이다. 죄책감은 과감히 넣어두고서.

선택은 어렵지만 특히 아이들과 관련된 문제는 부모의 조심성을 더 크게 자극한다. 때문에 지나친 공포와 불안만 자극하는 정보는 현명하게 걸러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