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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전불감증으로 구슬 못 꿰는 사회

임혜현 기자 기자  2016.05.16 10: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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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옥시 사태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큰 피해 규모도 문제지만,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들이 인체 유해성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재 검찰 수사의 핵심이자 향후 민사소송에서도 최종 관건이 될 대목으로 꼽히는 지점이다.

이런 가운데 이 유해성 사전 인지 가능성에 대한 사실관계의 새로운 파편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이미 이 유해성 대목이 거론됐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른바 2012년 8월 공정위의 '옥시레킷벤키저의 부당한 표시행위'에 대한 의결서 이슈다.

그간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에 쓰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유해물질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에서는 PHMG 유해성 문제를 지적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업체 측이 받아서 유해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 내용을 자세히 재점검하면 유해성에 대한 인식 부분의 고리가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과관계와 책임 고리에 대한 입증은 가능해지더라도 다른 안타까움이 남는다. 이처럼 중차대한 국민 건강 문제가 사실상 공공기관들 사이에 공유되고 활용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검찰 등의 수사 착수 실마리로는 물론이고, 의료나 보건감독 등에도 전달돼 유의미한 정보로 제때 사용됐더라면 많은 사상자를 내기 전에 위험을 차단할 수 있었을 텐데 만시지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미국에서도 이미 여러 정보기관들이 미국 중심부를 겨냥한 대형 테러 시도 징후를 9·11테러 이전에 감지하고 있었으나 기관간 정보 공유와 교류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사실상 알고도 놓쳤다는 해석이 뒤늦게 제기된 바 있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 문제점을 잡아내고도 더 큰 확산 가능성을 막아내는 데까지 사고를 확장하지 못하는 시스템은 분명 개선의 필요가 있다. 안전불감증의 매너리즘과 부처간 칸막이에 경종이 울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