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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꽃은 옛말, 입지 좁아진 애널리스트

금융투자업계 "리서치센터 다양한 활용방안 고민 필요"

이지숙 기자 기자  2016.05.11 09: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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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증권사의 꽃'으로 불리던 애널리스트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증시 부진과 넘쳐나는 기업 분석 수요에 애널리스트의 자리가 감소일로에 놓인 것.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50개 증권사(자산운용사 제외)에 소속된 애널리스트는 1088명(4월28일 기준)으로 2010년 1548명 대비 460명(29.72%) 감소했다.

2010년 1548명이었던 애널리스트는 이후 2012년 1455명, 2014년 1179명으로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 명으로 리서치센터 운영 '체면치레'

각 업체별로 살펴봐도 2014년 말 대비 현재 한국투자증권이 62명에서 57명으로 애널리스트 수를 줄였다. 이 다음 현대증권이 48명에서 45명, 하나금융투자도 43명에서 40명, 하이투자증권이 31명에서 26명으로 인원을 감축했다.

담당 애널리스트가 이직이나 퇴사를 할 경우 해당 분야 인원을 추가 고용하지 않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교보증권의 경우 통신미디어장비, 미디어, 통신IT 분야 애널리스트를 몇 년째 공석으로 두고 있으며 IBK투자증권도 제약·바이오, 조선·운송 분야의 담당 애널리스트 퇴사에도 인원을 충원하지 않았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지난해 7월 건설·조선을 함께 담당하던 연구원이 떠나자 해당 분야 리서치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건설 분야는 6월 중에 새로 인력이 보충될 예정"이라며 "원래 회사 규모 대비 리서치센터 인력이 많지 않은 상태여서 담당 연구원이 없는 분야는 계속해서 채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LIG투자증권의 경우 보험과 바이오 분야의 애널리스트가 없는 상황이며 현재 조선과 인터넷 분야는 채용을 진행 중이다.

하이투자증권은 통신서비스와 금융 분야의 애널리스트가 공석이다. 금융 분야는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가 이직하며 6개월 이상 비어있는 상태다.

리서치센터의 경우 법인 영업 서포트 조직인 만큼 관련 분야 영업이 이뤄지지 않거나 시장 상황에 맞춰 리서치센터장의 개인 권한으로 인력 충원이 이뤄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제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0명이 채 되지 않는 인원으로 리서치센터를 꾸려가는 곳도 있다. 부국증권과 한양증권은 6명의 인원으로 리서치센터를 운영 중이며 바로투자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각각 5명, 리딩투자증권 2명, 유화증권은 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애널 감소세 지속 전망…리서치센터 역할 넓혀야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등 대형사들의 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면 애널리스트 수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증권사 센터장은 "2011년 4월이 국내 증권업 고점이었고 이후 증시가 계속 부진해 여러 증권사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며 "이 결과 애널리스트 숫자도 자연스레 줄었고 향후 대형사들의 합병을 앞둔 만큼 더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에는 리서치센터가 국내 기관 대상으로 영업하는 법인 영업지원에도 전력을 기울였지만 국내 주식수수료 규모가 줄고,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며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것도 애널감소의 요인이 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애널리스트 본연의 업무는 그대로인데 여러 역할을 요구받으며 업무량이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신규 유입이 줄었다"며 "운용사나 산업계 등으로 이탈하는 인력이 많은데, 이탈 인력만큼 충원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런 와중에 고도성장기 때 각광받았던 철강, 조선, 기계, 건설 등 전통산업이 갈수록 힘을 잃으며 해당 섹터의 연구원을 기피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현재 메리츠종금증권, IBK투자증권, LIG투자증권 등은 조선 담당 애널리스트가 없는 상태며 대신증권의 경우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가 조선을 함께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렌드가 계속 변화하는 만큼 예전 장치산업의 경우 아무래도 애널리스트들에게 비인기분야일 수밖에 없다"며 "반대로 사물인터넷, 신융합IT, 바이오, 신소비재산업 등 새로운 유통이나 산업 규모가 커지는 곳은 애널리스트들도 선호한다"고 상황을 짚었다.

한편, 증권사를 둘러싼 환경이 변한 만큼 리서치센터의 역할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리서치센터는 제조업으로 따지자면 연구개발을 맡고 있는 만큼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여기 더해 "현재 애널리스트는 과거의 법인영업, 기관들 주식중개 역할을 넘어서 글로벌 산업·기업 분석까지 넓어졌는데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지난해 증권사 수익성이 개선된 만큼 다시 애널리스트를 늘리려는 움직임도 있다"며 "올해 정부에서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 등을 내놓은 만큼 펀드시장으로 자금이 들어오면 지금보다 애널리스트 고용 상황도 나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