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효성그룹 차명주식 문제가 헌법재판소로까지 확전 양상을 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문제를 특정 그룹 오너 일가의 부도덕 문제 외에 탈세 처벌 시스템의 적정성 쟁점을 다룰 기회로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차명주식 양도에 따른 포탈세액 산정 규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낸 사실이 알려졌는데, 논점 부분은 '옛 소득세법 제97조 5항' 등으로 현재 사건은 전원재판부에 회부돼 심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항은 양도소득의 필요경비를 계산할 때 필요한 취득에 든 실지거래가액의 범위, 증여세 상당액 등을 대통령령으로 규정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조 회장 측이 주목하는 부분은 대통령령에 계산 기준을 위임한 부분. 즉 과세기준을 법률에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에 위임해 해당 조항이 조세법률주의와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조 회장은 수천억원대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라 이 같은 법정공방의 확장 상황이 드러나자 호사가들의 입길에 오르내리는 등 이슈화되고 있다.
다만 사회적으로 비판 여론이 비등할 것을 예상하고도 이번 헌법소원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풀이도 나온다. 검찰은 조 회장 부자와 임직원 등을 2014년 1월 기소했으며 조 회장은 1심에서 배임과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1358억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가 인정됐다.
이 과정에서 동원된 차명계좌들 그리고 주식 명의신탁에 대한 처리가 눈길을 끌었다. 재판부는 "관련 규정에 따라 조 회장의 차명주주에 대한 명의신탁에 대해선 증여의제에 따른 증여세를, 차명주식 양도거래에 따른 양도소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각각 과세하는 것이 적법하다"며 "차명주식 양도로 인한 포탈세액 산정 시 증여재산가액을 필요경비로 공제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조 회장의 건강상 이유를 고려해 법정구속을 면했지만 징역 3년에 벌금 1365억원을 선고받았다는 점은 뼈저린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쟁점이 되는 조세포탈을 공략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풀이다. 헌법재판소가 조 회장의 청구를 받아들이면 항소심 양형 산정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규정 외에도 우리 법률에서는 그간 차명주식의 명의신탁에 대한 논쟁이 없지 않았다. 탈법적인 대기업 총수 일가의 행동에 대해 사회적 지탄을 하는 것과 법률 시스템의 전체적인 틀에 문제가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일반론을 구분해 볼 필요가 전혀 없지는 않다.
예를 들어, 전영준 변호사는 이미 이 차명주식의 명의신탁 일반에 대해 한 논문에서 거론한 바 있다. 그는 주식 명의신탁에 관해 형사처벌 성립 여부를 엄격하게 인정(유죄 판결에 대한 신중한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몇몇 판례를 들어 대법원의 견해를 분석하면서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에 따라 증여세 및 그 가산세도 부과되고(대법원 2006년6월29일 선고, 2004도817 판결), 포탈한 세액 및 그 가산세도 부과되는 상황에서 포탈세액의 수배에 이르는 벌금형(조세범처벌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까지 받아야 한다면 이는 과잉금지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논의가 없지 않은 상황에서 효성 주변에서는 심지어 그 산정의 기준이 대통령령에 위임돼 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려운(쟁점으로 거론하기 적당한) 과잉처벌의 남용 여지 창구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헌법소원은 주식 관련 명의신탁 전반에 대한 공방전으로 논리 다툼을 확장할 수 있는 점에서 법정공방 기법상 유용할뿐더러, 사회 전반에서의 처벌 균형에 대한 공감대 마련 필요 제기 등 의미가 있다. 효성 일가의 문제점에 대한 여론재판 외에도 재벌 전횡에 대한 법리적 지적의 정교성도 이번 기회에 강화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