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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안전' SKT키즈폰, 전자파 흡수율 '최고'

KT·LGU+ 등급 분류 기준 이하, SKT '준' 시리즈 성인 스마트폰보다 높아

황이화 기자 기자  2016.05.02 18: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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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포화된 이동통신 시장에 새로운 고객층으로 '어린이'가 부상하고 있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이동통신 3사는 어린이 전용 통신 단말 '키즈폰'과 관련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였다.

이통사는 '우리 아이 안전'을 강조하며 단말 및 서비스 홍보에 나섰지만 일부 키즈폰은 성인이 사용하는 단말기보다 전자파 흡수율(SAR)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인체 안전성에 대한 고려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전자파 흡수율은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 흡수되는 전자파를 숫자로 표현한 값이다. 전자파 흡수율 숫자가 클수록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2014년 8월부터 전자파 등급제를 시행, 흡수율 수치에 따라 1등급과 2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최대 전자파 흡수율 0.8W/㎏을 기준으로 이하는 1등급, 0.8W/㎏ 초과 1.6W/㎏ 이하인 수치는 2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2일 국립전파연구원이 제공하는 전자파흡수율 결과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가 선보이고 있는 키즈폰 중 가장 전자파 흡수율이 높은 단말은 SK텔레콤(017670·사장 장동현)의 'T키즈폰' 단말인 '준1'인 것으로 나타났다. 준1의 최대 전자파 흡수율은 1.46W/㎏으로 등급 분류기준인 0.8W/㎏을 넘었다.

준1의 전자파 흡수율과 관련해선 지난 2014년에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유승희 의원은 "SK텔레콤이 판매하는 키즈폰 준의 전자파흡수율은 미래부가 측정해 발표하는 휴대폰 모델 533개 중 세 번째로 높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전자파 인체 보호 연구'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5세 어린이의 전자파 흡수율이 20세 성인 흡수율의 1.5배에 달하고 어린이들이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할수록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등의 발생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음을 거론했다.

그럼에도 준1의 판매는 계속되고 있으며, 현재 SK텔레콤 키즈폰은 국내 키즈폰 시장 1위를 점하고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4월 기준 T키즈폰은 2014년 7월 키즈폰 단말 준1을 처음 선보인 이후 출시 1년 반 만에 고객 26만명을 기록했다.

국내 인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달 28일 SK텔레콤은 키즈폰 준 시리즈 제조사인 인포마크와 플랫폼 및 앱 개발 소프트웨어 기업 에스모바일과 함께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키즈폰 시장성이 확인된 말레이시아, 터키, 프랑스를 1차 진출 목표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키즈폰의 전자파 흡수율과 관련 해당 제조사는 일반 스마트폰 사용방식과 달리 머리에 직접 대지 않고 손목에 차고 있다는 점을 들어 수치를 더 낮게 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삼영 국립전파연구원 전파환경안전과 공업연구관은 "머리에 대거나 손목에 차는 방식에 따라 전자파 흡수율을 측정한 것"이라고 제조사 측 주장에 응대했다.

이어 "손목에 찬다고 해서 전자파가 적게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뇌에 미치는 영향력은 적을 수 있다"며 "어린이들이 성인에 비해 전자파에 더 민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미약해 인체에 영향이 없다고 하면서도 오랜 시간 동안 노출된다면 인체에 해로울 수 있어 미래의 잠재적인 위해 요인에 대해 사전주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도 휴대전화 전자파의 암 발생 등급을 2B로 분류했는데, 이는 커피, 젓갈, 절인채소, 가솔린엔진가스, 납, 극저주파 자기장의 암 발생 등급과 동일한 수준이다.

WHO는 어린이나 청소년은 성인보다 신체적인 미성숙하다는 측면에서 어린이 및 청소년이 전자파에 더 취약하고 민감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전자파 흡수율과 관련해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준 시리즈가 판매되고 있으나 향후 전자파 흡수율 등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KT는 지난해 7월 선보인 '올레똑똑'으로 약 2만8000여대의 판매고를 올렸고, 지난달 26일 '라인키즈폰'을 선보이며 '올레똑똑' 판매를 중단했다. 올레똑똑의 전자파 흡수율은 1.14W/㎏이었지만 새로 출시한 라인키즈폰의 전자파 흡수율은 0.8W/㎏로 줄었다.

LG유플러스가 올해 3월 선보인 '쥬니버토키'는 출시 후 한 달이 지난 현재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쥬니버토키의 전자파 흡수율은 0.644W/㎏로 3사가 선보인 키즈폰 중 가장 낮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