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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시장 곳곳에 노사갈등 시한폭탄

몸집 키운 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 노사 감정대립 골머리

이지숙 기자 기자  2016.04.29 10: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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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융투자업계가 노사 갈등으로 소란을 겪고 있다. 기업 합병 과정에서 노사와 갈등을 겪는 곳부터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노조의 반대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도 있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후 인수한 기업의 노조와 화합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KDB대우증권과의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단숨에 자기자본 7조7500억원까지 뛰어 업계 1위로 올라섰다. 그 뒤로는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한 NH투자증권이 4조5300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이런 가운데 NH투자증권의 경우 최근 직원 21명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며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8일 지난해 신설된 강서, 강동 프런티어지점 영업직원 중 절반 이상인 21명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해당 사실을 노동조합과 당사자들에게 통보했다.

이에 대해 이재진 NH투자증권 노조 지부장은 "이번 대규모 징계 조치는 2년 전 구조조정 당시 끝까지 명예퇴직에 응하지 않았던 직원들이 주 대상"이라고 짚었다.

또 "회사는 구조조정 후 해당직원들을 기존 영업을 지속할 수 없는 곳으로 발령을 내 영업기반을 모두 잃게 한 후 신규점포에 배치해 실적부진자로 둔갑시켰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NH투자증권이 이미 2년 전 구조조정을 통해 전체인원의 20%가 넘은 약 850명의 직원들을 내보냈으며, 사측에서 주장하는 것만큼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낮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징계위원회 회부를 통해 성과가 저조한 직원들은 언제든지 징계 받을 수 있다는 공포심을 모든 직원들에게 심어주려 한다고 뿔을 세웠다.

이 지부장은 "아직 정식 발표 전이지만 정직, 감봉, 견책·주의 등의 징계가 고루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사측 주장과 달리 근무태만자는 1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결과가 나오면 사측에 재심 요청 뒤 고용노동부에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여기 맞서 NH투자증권 측은 "이번 건은 저성과자를 징계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근무태만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노조 측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했다면 더 많은 이들이 회부 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고객이 찾아오는 은행과 달리 증권사 영업은 고객을 찾아가며 외부영업을 해야하는 구조"라며 "고객 접촉건수 등을 면밀히 검토해 근무태만자를 중심으로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고 응대했다.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한 미래에셋증권도 아직 노조와 원만한 관계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해 미래에셋대우가 된 대우증권 노조는 사측에 고용 안정 문제를 논의할 협상 창구 개설을 요구했으나 현재까지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다.

이자용 미래에셋대우 노조위원장은 "아직까지 미래에셋 측에서 대화 제의 등 연락을 받은 것이 없다"며 "5월13일 미래에셋 주주총회가 예정된 만큼 일단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보태 "고용보장이 아닌 직군전환조치 등이 없는 고용안정을 원하며 이를 지속적으로 미래에셋에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박현주 회장이 지난 경영전략회의에서 고용안정 방안에 대해 구두상으로 설명한 것을 명문화하는 작업을 미래에셋에 요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 노조도 집행부 선거 중이라 5월 중순쯤 본격적인 대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선거를 떠나서 미래에셋 측에 고용안정에 대한 명문화작업 등의 요구는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은 5월 중순 미래에셋대우와의 합병을 위해 총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임원 총 11명으로 구성된 통합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 상태다.

이런 와중에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도 낙하산 인사와 성과주의제도 도입으로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예탁원은 최근 상무 직위에 서병수 부산시장 선거캠프 출신인 김영준씨를 선임했다.

이에 반발한 예탁원 노조는 노조 선거일에 낙하산 상무 선임을 위한 이사회 개최 이유, 금융권 근무경력이 없는 신임 상무를 사장이 이사회에 추천한 이유 등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사측에 전달했다.

예탁원이 추진 중인 성과주의 임금체계도 노조와 합의를 이끄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탁원은 새 노조 집행부가 이달 11일 정식 출범함에 따라 이달 말까지 노사 간 합의와 기본사항이 반영된 규정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아직까지 노조의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

예탁원 측은 "현재 노조가 성과주의에 대해 반대입장을 보이지만 꾸준히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성과주의 체계가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제언했다.